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전투를 주도하고 있는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가 돌연 종전 선언을 제안했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지난 14일 “국가 권력과 현재 사회를 위해 특별군사작전에 완전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블로그에 적으며 종전론을 내세웠습니다.
이어서 “이상적인 방법은 특별군사작전의 종료를 발표하고 러시아가 모든 계획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별군사작전’은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 “실제로 목표 달성한 것”
‘목표를 달성했다’는 근거에 관해 프리고진 창립자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군 병력을 대규모로 소모시켰다”면서 “어떤 측면에서 실제로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군의 대반격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 상황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리고진 창업자는 “반격이 시작된 이후 전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이 러시아에게 상존한다”면서, “지금 유일한 선택지는 웅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얼마전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봄철 대반격’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23일, 바흐무트에서의 거듭된 전투로 러시아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이를 틈타 “대대적으로 반격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 문서에는 대반격을 위해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훈련 목록과 참여 부대, 장비 목록 등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점령지 반환은 불가”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 창립자는 아울러, 러시아의 점령지 반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협상에도 반대한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현 상황에서 전투 종료와 승리를 선언하고, 점령지를 지키자는 말로 해석됩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탱크와 장갑차·전투기 지원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벌일 이후의 변수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현 상황을 굳히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는 같은해 가을, 우크라이나 영토인 헤르손과 자포리자, 그리고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루한시크 일대를 강제 병합했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바흐무트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지난해 5월 이후 막대한 병력 손실과 무기·탄약 등 소모전을 벌이면서 조금씩 전진했습니다.
현재는 우크라이나군을 바흐무트 도심에서 서쪽 방면으로 상당히 밀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군 당국은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완전 점령하기 위해 ‘초토화 전술’로 전환했다고 최근 분석했습니다.
■ 러시아 ‘2차 동원령’ 임박했나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병 통지를 디지털화해 병역 회피를 원천 차단하는 법안에 14일 서명했습니다.
새로 발효된 법규에 따라, 러시아 국가 전자 서비스 포털에 특정인의 징병 통지가 게시되면 대상자가 통지서를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러시아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징병 제도를 통해 2차 동원령을 내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