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기밀문건 유출 사태에 관해 “정보 당국과 법무부가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더블린에서 기밀 유출에 대한 입장을 내달라는 수행기자단 요청에 “그럴수 없다, 나는 아직 답을 모른다”면서도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사건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냐는 질문에는 “나는 유출(문건의 내용)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유출된 문건의 내용과 관련,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현재(contemporaneous) 상황은 내가 아는 한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기밀 문건이 유출된 상황 자체는 우려스럽지만, 해당 문건들에 들어있는 정보가 현 상황에 영향을 줄만한 지점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기밀 문서 유출 사태에 관해 공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황 등 기밀 정보
앞서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들이 소셜미디어 상에 유출돼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중국과 중동 관련 문건이 추가 유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온라인 공간에서 발견된 문건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황을 보여주는 지도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태평양 군사 기지 정보 등을 포함합니다.
아울러 중동 정세와 테러 관련 민감한 브리핑 자료도 있습니다.
다음날인 8일에는 동맹국 도·감청에 관한 문제가 보도됐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영국, 이스라엘,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 동맹국들을 감청해온 사실이 함께 드러나 외교관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전했습니다.
■ 한국·이스라엘 등 도·감청
유출된 기밀 문건 가운데 적어도 2곳에서,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공급’할지에 관해 내부 논의를 진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8일자에서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폴란드에 포탄을 수출하고, 폴란드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대안입니다.
얼마전 사임한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이같은 대화를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 러시아-영국 군사 충돌 가능성 언급
이밖에 최근 국제 현안에 관한 주요 정보들이 유출 문건에 담긴 것으로 연이어 보도됐습니다.
이스라엘에 관해, 첩보기관 모사드 고위급 인사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혁’ 방안에 항의하는 관리들과 시민들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유출 자료에서 언급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무기가 추가 공급되지 않으면 핵심 대공 방어 전력이 다음달에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들어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투를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카리브해 진출을 노렸다는 정보도 알려졌습니다.
바그너 측이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 정부에 치안 유지 계약을 제안한 내용입니다.
러시아와 영국이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벌일 뻔한 사건도 유출 자료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9월 29일 우크라이나 남쪽 크름반도 연안에서 러시아가 영국 정찰기를 격추하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