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밀 문건 유출 조사…'밀리우스' 구축함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국방부와 정보기관 기밀 문건 유출 의혹에 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중국이 타이완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 가운데 미국도 남중국해 상에 중국이 만든 인공섬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이 유출됐다는 소식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미국 국방부와 여러 정보기관의 기밀 문서가 유출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문서들은 우크라이나 전황부터 중국, 중동, 아프리카는 물론, 이스라엘과 한국 등 동맹국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돼 외교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법무부는 지난 7일 ‘뉴욕타임스’의 첫 보도가 나온 후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도 9일 발표한 보도문에서 “소셜미디어에 유포되고 있는, 민감하고 극비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 촬영본의 유효성을 살펴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는 문서들의 진위가 아직 확인된 건 아니라는 뜻인가요?

기자) 네. 현재로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그렇습니다. 아직 수사가 초기 단계에 있다는 설명인데요. 하지만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주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문서가 실제 기밀 문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반면 일각에서는 조작된 허위 정보를 흘리는 일종의 정보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문건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100여 쪽입니다. ‘비밀(secret)’, ‘최고 기밀(Top Secret)’ 등으로 표시된 이들 문서는 사진으로 찍힌 형태로서, 뉴욕 타임스의 첫 보도가 나오기 몇 주 전부터 ‘디스코드(Discord)’, ‘4Chan’을 시작으로 트위터, 블라인드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우크라이나 군의 무기 운용과 준비∙훈련 과정, 서방의 무기 지원 계획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해당 문건들이 진짜라면, 이는 지난 2013년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씨가 미국 정보 당국이 미국민은 물론 외국 정부에 대해서도 무차별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폭로한 이래 가장 큰 사건입니다.

진행자) 누가 문건을 유출했을까요?

기자) 이들 문건을 누가 입수해 유포했는지, 목적은 무엇인지 아직은 불분명한데요. 하지만 상당수 미국 정부 관리들은 외국 정부의 해킹보다는 미국인의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해킹이란 다른 사람 컴퓨터에 무단 침입해 관련 정보를 훔치거나 교란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진행자) 유출된 정보가 진짜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같은 민감한 군사 정보도 노출됐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문서는 우크라이나 부대가 서방으로부터 어떤 장비를 받고, 훈련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설명하고 있고요. 또 다른 문서에는 우크라이나의 지대공미사일 소진율과 고갈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사자 수를 실제보다 더 많게 해 러시아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게 한 문서 같은 것들도 있어 모든 문서가 다 진짜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 관한 정보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텔레그래프,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을 정리해보면, 최고 기밀로 분류된 한 문서에는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고위 지도자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비판적인 입장이라는 내용이 들었습니다. 또 한 문건에는 중국이 중동 국가인 요르단에 외교적 압력을 넣은 것으로 평가하는 미국 정부의 평가가 포함됐고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기지 정보, 중동 지역 테러리즘 등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관련해서는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인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대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는 어떤 식으로 이런 기밀 정보를 입수한 걸까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는 정보 수집 방법의 하나인 신호정보, 즉 ‘시긴트(SIGINT)’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신호(Signal)와 정보(intelligence)의 합성어인 시긴트는 각종 전자 장비를 동원해 전화와 전자 메일 등을 도∙감청해 얻는 정보 수집 방법입니다. 유출된 일부 문서는 ‘NOFORN’으로 표시돼 있었는데요. 이는 외국 정부와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언급되고 있는 해당 국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우크라이나 정부는 문서에 허위 정보가 넘쳐난다면서 문서의 가치를 평가절하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8일, 유출 문서 대부분이 허위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실제 계획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NSDC) 보좌관도 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면담 후 가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행동이 언제, 어디서 시작될지는 오직 우리나라만 알고 있으며, 이를 아는 사람은 최대 5명뿐”이라고 강조하며 문건 내용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아무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일단 사실 확인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10일, “양국 상황 파악이 끝나면 우리는 필요할 경우에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빚은 초유의 보안 사고이자 안보 참사라며 미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밀리우스(DDG-69)’가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 7함대가 10일 성명을 내고,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이지스 구축함 ‘USS밀리우스’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훈련은 중국이 타이완을 겨냥해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며칠째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벌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군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타이완을 거의 포위하는 형태로 군사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중국은 지난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의 미국 경유에 반발해 무력시위에 나섰는데요. 차이 총통이 귀국한 바로 다음 날부터 대규모 군함과 전투기를 투입해 타이완을 압박하는 군사 훈련을 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과 캐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캘리포니아에서 만났죠?

기자) 네. 차이 총통이 해외 방문길에 미국을 경유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은 아닌데요. 하지만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연방 하원의장과 차이 총통이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타이완을 중국에서 이탈한 자국의 영토로 보는 중국 정부는 두 사람의 회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상응하는 조처가 있을 거라고 경고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번 훈련은 타이완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9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비행기 70대, 선박 11척이 타이완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인 스프래틀리 제도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에서는 ‘난사군도’라고 부르는 스프래틀리 제도는 여러 개의 암초로 만들어진 섬 군락입니다. 칼라얀군도라고 부르는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인데요. 중국은 이곳에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하고 미사일 등을 배치해 군사화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의 이번 작전은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미스치프’ 암초 근처에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 설명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미 해군은 성명에서 “미 해군 구축함 USS 밀리우스가 미스치프 암초의 12해리 이내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해군은 또, 현행 국제법상 높은 파도에 잠기는 암초는 영해로서의 자격을 가질 수 없으며, 미스치프 암초에 불법 시설물을 짓는 행위로 암초의 이 같은 특성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은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해상 영유권 주장은 항해와 비행의 자유, 자유로운 무역의 자유와 남중국해 연안 국가들의 경제적 기회를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군은 또 성명에서 “미국은 모든 국가에 항행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가 자국의 권한을 넘어서 다른 나라의 권리를 제한하려 한다면, 미국은 모두에게 보장된 바다의 권리와 자유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반응 보죠.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톈쥔리 대변인은 10일 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의 미사일 구축함인 밀리우스가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중국 난사군도 인근 메이지자오(미스치프의 중국 이름) 인근 해역에 불법 침입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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