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흑해 곡물협정 탈퇴 위협…"우크라이나 농산물 육로나 강으로 운송해야 할 것"


흑해 곡물 협정을 계속 연장하려면 러시아산 비료 등의 수출 애로 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7일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뜻을 모았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견에서 “러시아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 장애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사실상 흑해 곡물 협정 이행 조건을 충족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협정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협정 체결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산 비료·곡물 수출 활성화를 제안”했기에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협정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이 문제에 정직하게 접근할 의사가 없다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은 육로나 강으로 운송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군함들이 흑해를 다시 막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러시아산 비료·곡물 수출 장애물을 제거해 달라는 러시아 측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이날(7일) 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이어서 “흑해 곡물 협정을 더 연장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법 도출을 위해 튀르키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우크라이나산 곡물만 혜택”

러시아는 흑해 곡물 협정 발효와 연장 이후에도 자국산 곡물과 비료 수출의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협정에 따른 수출 대상에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뿐 아니라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도 해당되는데, 서방의 제재 탓에 자국 상품의 수출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입니다.

협정 발효 이후 수출된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지난달까지 2천300만t을 훨씬 넘긴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이 추산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7월 최초 합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면전 발발 약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오데사 등 흑해 3개 항구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흑해, 그리고 주변국가들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가 봉쇄되면서 묶여 있던 곡물의 수출 길을 다시 연 것입니다.

당시 세계적 식량 부족 사태가 불거지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식료품 가격 폭등이 일어나던 시점입니다.

튀르키예와 유엔이 중재했습니다.

해당 협정은 120일 기한에서 한 차례 연장됐고, 지난달 18일 만료될 예정이었습니다.

만료가 임박한 지난달 13일, 협정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연장 기간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내 이행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 120일 대 60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14일, 곡물 협정이 120일간 연장됐다고 언론에 밝히고 “이같은 합의를 엄격히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같은날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60일 연장’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어서 “60일 이후 어떤 입장을 정할지는 러시아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 정상화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정을 연장하는 데는 뜻을 모았으나, 우크라이나는 120일, 러시아는 60일로 기간을 달리 본 것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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