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러시아에 대한 이성적 설득을 촉구했습니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금 중국을 방문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5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더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회담에서 어떤 의제를 다뤘을까요?
기자) 네. 양국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양국의 관계 발전과 무역 증진, 중국과 유럽의 관계 개선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마크롱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각각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 발언 내용부터 들어 보죠.
기자) 네. 먼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 사회의 안정성에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이 러시아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중국이 러시아와 모든 사람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데려올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 부문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 균형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기술 협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중국의 투명성 논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태도,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탄압 등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가운데 이뤄진 건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5일) 중국 도착 후 발언에서도 유럽과 중국의 외교, 무역 관계가 축소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중국과 서방 간에 ‘벗어날 수 없는 긴장’이 반복되는 상황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주요 기업 대표들도 대거 중국을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고급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원자력발전소기업 ‘프랑스전력공사(EDF)’ 대표 등 50명~60명의 기업인과 예술인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고 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로이터 통신은 3일, 프랑스 정부 당국자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 에어버스가 항공기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두발언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은 지난 3년여 간 국제 정세가 매우 복잡했지만, 서로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와 함께 양국 교역이 급속히 성장했고, 항공우주와 농업식품 분야 등의 협력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으며,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아프리카 발전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모두발언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오늘날 세계가 심각한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전통을 가진 대국으로서, 이견과 속박을 넘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 번영을 수호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지금 중국을 방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마크롱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5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입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경우 국빈 방문으로 중국 정부가 다르게 예우하고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단결이라는 목적으로 여행에 초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건데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2019년 취임 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6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에 이어 시진핑 주석과의 개별 회담,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 함께 참석하는 3자 회담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은 다시 한번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지원에 반대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유럽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EU와 중국 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은 현재 교착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동안, 유럽의 대중국 경제, 외교 관계에서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이른바 ‘위험경감(de-risk)’ 개념을 강조하며, 유럽의 교역 대상을 보다 다양화하고, 유럽의 무역과 기술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리창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EU와 중국 관계가 최근 몇 년 더 복잡해졌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우리 관계의 모든 측면을 함께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에 리창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리창 총리는 EU와 프랑스의 협력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면서 양측 모두 상호 존중과 상생 협력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일, 유럽이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끊으려고 하면,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과 EU의 분리는 미국의 이익에만 부합할 뿐이며, 중국과 유럽 모두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미국 연방 하원의장과 타이완 총통의 미국 회동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5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1979년 미국이 타이완과 단교한 이래 44년 만에 미국에서 이뤄진 최고위급 회동입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캘리포니아를 찾은 거죠?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말, 10일간의 일정으로 과테말라와 벨리즈 등 중미 2개국 순방길에 나섰는데요. 오고 가는 길,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경유하는 행선을 택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그전에도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여러 차례 미국을 경유했는데요. 하지만 귀국길 캘리포니아에서 캐빈 매카시 연방 하원의장과 회동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은 5일 ‘시미밸리’에 있는 로널드레이건기념도서관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고요.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의 회담에 함께 참석한 공화, 민주 양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의 발언 내용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매카시 의장은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자기의 생애를 통틀어 지금 “우리의 유대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타이완인들과 미국인들의 우정은 자유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자유 경제와 평화, 지역 안보를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또,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고 변함이 없으며, 차이 총통과 타이완에 대한 신속한 무기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타이완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은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중국도 타이완을 무력 침공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는데요. 매카시 의장은 미국이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계속하고, 무기가 제때 공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여기에는 초당적인 합의가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한 타이완과 무역, 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차이 총통은 매카시 의장과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는 타이완 국민들에게 타이완은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또, 타이완을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평화로운 현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반응 보죠.
기자) 중국 외교부는 6일 성명을 내고,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이 “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훼손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맞서 결연하고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5일부터 타이완해협 중부와 북부에서 해상순찰선을 투입한 합동순찰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