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절차를 완료하고, 31번째 회원국이 됐습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가입 공식문서를 전달해 합류 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를 주도하는 ‘나토 조약 수탁국’ 미국을 대표해 관련 문서를 받았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핀란드의 가입을 환영했습니다.
아울러, 나토 확장 저지를 명분으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그(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정확히 정반대를 얻었다”면서,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곧 (나토) 동맹의 완전한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과 나토·서방 결집
나토는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력체입니다.
지난 1949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12개국이 ‘북대서양조약’에 서명하면서 출범했고, 이날(4일)로 74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일방적 우크라이나 침략에 맞서 결집했습니다.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진행된 것입니다.
다른 주요 서방국가들도 나토와 보조를 맞췄습니다.
현대 역사에서 꾸준히 중립노선을 지켜온 핀란드는 결국 나토에 합류했고, 역시 중립국가였던 스웨덴도 가입 절차를 밟는 중입니다.
이들 두 나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안보 지형이 급변하자, 중립과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포기하고 지난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습니다.
기존 30개 나토 회원국들이 두 나라의 가입을 승인하는 의정서에 서명한 뒤, 각 회원국 의회 비준 절차를 밟았습니다.
핀란드의 경우 최근 이 절차를 완료했으나,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동의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 스웨덴 7월까지 절차 완료 희망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은 언제 나토에 합류할지 미지수입니다.
튀르키예와 헝가리 모두 아직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 안건을 처리하지 않고 유예 중입니다.
튀르키예의 경우, 테러단체로 규정한 국내외 쿠르드족 단체와 쿠르드인들이 2016년 튀르키예 불발 쿠데타의 주역이라며 처벌을 요구하는데도, 스웨덴은 이들에게 관대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에 따라, 스웨덴을 ‘테러 용인국’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웨덴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반무슬림 시위대가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운 사건 때문에 튀르키예 정부가 더욱 반발하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막고 있습니다.
헝가리의 경우, 최근 스웨덴 정치인 일부가 헝가리의 법치와 민주주의가 쇠퇴했다고 비판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이에 관해, 반테러법을 강화하기 위한 헌법 일부 개정까지 최근 끝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오는 7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방 군사지원 710억 달러
한편,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나토 등 서방측 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 등 군수 지원 규모가 약 650억 유로(미화 약 7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전날(4일) 별도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히려 더 많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전쟁이 언제 끝날 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전과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가 미래의 침공을 막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유럽 안보를 침해하는 것을 계속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아울러, 최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탱크와 장갑 차량 등을 인도하고 있는데 관해, “전선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영토를 탈환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한 테러와 러시아·중국·이란의 영향력 증가 등을 위협 요인으로 평가하면서, 나토 동맹국들이 방위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