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이 이라크전쟁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두 차례 부여했던 ‘무력사용승인권한(AUMF)’ 폐지안을 가결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마약 해독제인 ‘나르칸(Narcan)’을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2.6% 성장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는 내용과 더불어 경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상원이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폐지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이 이라크전쟁 당시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무력사용승인권한(AUMF)’ 승인을 철회했습니다. 상원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지난 1991년과 2002년,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승인한 무력사용권 폐지안을 찬성 66, 반대 30으로 가결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폐지안은 하원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진행자) 무력사용권을 폐지하는 법안은 초당적으로 발의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지난달 민주당 소속의 팀 케인 상원 의원과 공화당 소속의 토드 영 상원의원은 “1991년과 2002년 AUMF가 더는 필요하지 않고 운영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잠재적 오용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의원은 이어 “의회가 구시대적 AUMF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공식 종료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무력사용권을 폐지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에 부여한 전쟁 승인권을 의회로 되돌리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과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2002년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의회가 대통령의 군사행동 재량권을 넓혀줬는데요. ‘임박한 위협’에 방어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의 판단으로 군대 동원을 비롯해 적절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게 한 조치, 바로 무력사용승인권한(AUMF)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AUMF 승인과 관련해서 비판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 없이 해외에서 군사력을 활용하면서 미국의 ‘끝없는 전쟁’을 허용한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따라서 AUMF 를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이 지난 수년간 계속돼 왔고요. 무력사용권을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1년 6월, 하원에서는 AUMF 폐지안이 가결됐지만, 당시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상원에서 진전을 보인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29일 표결을 앞두고 “미국인들은 끝없는 중동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폐지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쓰라린 갈등을 완전히 잊기 위해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66-30이면 공화당 쪽에서도 꽤 많은 의원이 폐지안에 찬성표를 던진 거네요?
기자) 네, 공화당 의원 18명이 폐지안을 지지했습니다. 이들 의원을 비롯해 폐지를 원하는 의원들은 향후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이라크가 이제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임을 인정하는 데 있어 AUMF 폐지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여전히 중동에서 분쟁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AUMF 폐지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입장을 보인 의원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테러 분자 적들은 우리를 상대로 한 전쟁을 끝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달 초 뇌진탕으로 입원했다가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인 매코넬 대표는 이날(29일)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는데요. 매코넬 대표는 “위험을 무릅쓰고 장병들을 배치할 때 가능한 모든 지원과 법적 권한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반대에도 일단 폐지안이 상원을 통과했고요. 이제 하원으로 가게 됐는데, 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년 전 관련 법안을 처리할 때는 반대했지만, 이번에는 폐지를 지지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매콜 공화당 의원은 AUMF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조처로 대체하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하지만 매콜 위원장이 원하는 대안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폐지안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폐지안이 의회에서 처리된다면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는 AUMF 폐지가 이란 등 현재 미국이 마주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에게 군대를 보호할 권한을 부여한 헌법 2조에 따라 미군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공격에 대응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헌법 1조는 전쟁을 선언할 권한을 의회에 주고 있지만, 헌법 제2조 대통령을 최고 군 통수권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보건당국이 마약 해독제를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도록 허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는 29일, 오피오이드, 펜타닐 등 마약 해독제로 널리 쓰이는 ‘나르칸’을 일반의약품(OTC)으로 지정했습니다. 일반의약품에 지정되면 의사 처방 없이 일반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는데요. 오피오이드 치료 약물이 일반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FDA가 승인한 나르칸, 어떤 약입니까?
기자) 나르칸의 유효성분은 ‘날록손’인데요. 헤로인이나 펜타닐 등 마약 과용에 따른 급성중독을 치료하는데 널리 쓰이는 약물입니다. 나르칸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제품이고요. FDA가 이날(29일) 승인한 제품은 코에 뿌리는 나르칸 비강 스프레이형입니다.
진행자) FDA가 왜 나르칸을 일반의약품으로 지정했을까요?
기자) 미 전역으로 퍼진 약물 과다 복용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약물 관련 사망 건수는 연간 10만 건이 넘는데요. 이 중 과반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와 관련된 것으로, 미국에서는 특히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인 ‘펜타닐(Fentanyl)’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약물 중독이 심각해지면서 해독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간 일각에서는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가족, 친척 등도 해독제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습니다. 만약, 펜타닐을 과다복용했을 경우 생명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지만, 날록손을 여러 차례 투여하면 해독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따라서 전국의 경찰과 응급구조대에는 날록손이 배포돼 있습니다.
진행자) FDA가 승인했다면 바로 약국 등에서 나르칸을 구입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회사 측은 올해 여름 후반기부터 나르칸 비강 스프레이가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제약회사의 날록손 제품과 주사용 형태는 아직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없는데요. ‘AP’ 통신은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머지않아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 날록손이 어떤 식으로 유통되고 있나요?
기자) 이번 FDA의 조치가 있기 전에도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날록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 주 차원에서 이미 날록손을 처방전 없이 약국 판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FDA가 나르칸을 일반의약품으로 지정하면,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또는 온라인 소매점에서도 나르칸을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나르칸의 가격은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하네요?
기자) 현재 나르칸은 보통 2회 투여분에 50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나르칸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될 경우 가격이 어느 정도로 측정될지 아직 제약사 측이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처방전 없이 구입할 경우, 보험사가 처방약으로 계속 적용을 할지 여부도 불분명한데요. 로버트 캘리프 FDA 국장은 성명에서 나르칸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줄 것을 제약사 측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종 확정됐군요?
기자) 네, 미 상무부는 30일 지난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2.6%로 확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의 속보치에서 2.9%, 그리고 지난달 잠정치에서 2.7%로 소폭 하향 조정됐는데요. 이번에 또다시 2.6%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그리고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앞선 3분기의 성장률 3.2%에서 0.6%P 내려가게 됐습니다.
진행자) 2차 잠정치 발표에서 또다시 조금 하향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상무부는 수출 부문과 더불어 소비자 지출 증가 폭이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비자 지출의 감소가 영향이 큰데요. 전체 경제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소비자 지출이기 때문입니다. 앞선 잠정치에서는 소비자 지출이 연간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번 확정치에서는 이에서 0.4%P 내려간 1%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소비자 지출의 1%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봄 이후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이번 확정치 발표로 지난해 경제 성장률의 최종 확정 수치가 나왔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의 경제 성장률은 2.1%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이는 앞선 2021년의 5.9%에서 3.8%P나 급감한 겁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연준은 이달 0.25%P 올렸는데, 현재 기준금리는 4.75%~5.00%입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얼마나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기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지난달 경제 성장률 전망 보고서를 냈는데요. 보고서는 올해 1분기에는 0.6%, 이어 2분기에는 1%의 연간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낮은 전망치가 나오는 것은 최근의 잇따른 은행 파산 사태와도 무관하지 않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AP’ 통신은 이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은행이 경제 성장의 연료 역할을 하는 대출의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소식 이어서 보겠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관련 자료도 나왔죠?
기자) 네, 노동부는 지난 25일까지의 한 주 동안 접수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앞선 주에 비해서 7천 건 오른 19만8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앞으로 실업률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 직장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연준은 물가 상승률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앞으로 실업률이 얼마나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죠?
기자) 현재의 실업률은 3.6%인데요. 연준은 최근 분기 전망에서 올해 말에는 실업률이 4.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은 과열된 노동 시장이 안정되어야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