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제공…푸틴 "핵무기에는 핵으로 대응할 것"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보낸다고 발표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최고위 당국자들이 강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 “영국이 키예프(크이우·우크라이나 정부)에 열화우라늄탄 제공 계획을 실행한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1일 크렘린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서방 집단이 핵 성분(우라늄)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반드시 대응을 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그들은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핵 성분을 포함한 무기’는 열화우라늄탄을 가리킵니다.

애너벨 골디 영국 국방차관은 전날(20일) 의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2 탱크의 탄약 중 일부는 열화우라늄탄”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은 챌린저2, 미국은 에이브럼스 등 서방국가들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을 서두르는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보낼 영국산 탱크용 탄약에 열화우라늄탄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 영국 국방부 “핵무기와 관계 없다”

열화우라늄은 우라늄에서 핵무기나 핵연료에 쓰일 핵분열물질을 추출한 후 남은 물질입니다.

밀도가 높아서, 이 물질을 탄두로 쓴 탱크 포탄은 철갑탄보다 관통력이 뛰어납니다. 따라서 탱크와 장갑차 등 기갑 장비들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기갑 장비 등이 아닌, 인체에 직접 공격이 가해졌을 경우 높은 방사선량에 노출되는 영향을 남깁니다.

걸프전과 유고슬라비아 등지에서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됐습니다.

영국 당국은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맞대응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열화우라늄은 핵무기와 관계가 없으며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군대에서 사용하는 표준 부품”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군축연구소 기준에도 열화우라늄탄은 핵무기 범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단지 우라늄이라는 말이 들어간다고 열화우라늄탄이 핵무기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관련 지원에 “러시아에 대한 위협은 없고,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미 공화 중진 ‘집속탄 제공’ 바이든에 촉구

한편, 미국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신속하게 제공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상원의 제임스 리시 외교위원회 간사와 로저 위커 군사위원회 간사, 하원의 마이클 매콜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군사위원장이 21일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발송했습니다.

해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상대로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적절한 종류와 양의 장거리 사격 무기와 기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 꺼리고 있다”고 서한에서 주장했습니다.

집속탄은 모체가 공중 파괴되면서, 안에 있던 작은 폭탄 수백 개가 표적 주변에 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합니다.

넓은 지역에서 다수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표적 비인도적 무기로 꼽힙니다. 2010년 오슬로 조약 발효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오슬로 조약에는 120여 개국이 서명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무인항공기(드론)으로 투하할 수 있는 ‘MK-20’과 155mm 곡사포에 호환되는 집속탄 등을 보내달라고 미국에 거듭 요청해왔습니다.

■ “상황 악화 말라”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2일 “미국 측에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타스통신에, 미 의원들의 집속탄 제공 촉구 서한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관여하는 당사자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Adblock test (Why?)

Read Previous

'레알-아스날 전설 MF' 외질, 비교적 이른나이에 은퇴… 왜?

Read Next

韓·美 등 5개국,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개최…29~30일 화상 진행|동아일보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