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에 도착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국빈 방문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3기 집권을 시작한 이래 첫 번째 외국 방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 주석의 집권 3기가 공식 출범한 후 첫 공식 외교 일정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처음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금 한창인 시점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찾았는데요. 중국은 이번 방문의 목적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은 20일 러시아 매체에 실린 기고문에서 자신의 러시아 방문은 “우정과 협력, 평화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평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모든 당사자가 공통적이고 포괄적이며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의 비전을 수용한다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평화 중재 역할을 강조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 주권 존중과 적대 행위 중단 등 12개 항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문건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또 최근 중동의 두 대표적 ‘앙숙’ 관계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복원을 끌어내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미국에 맞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방문에 대한 러시아 정부 측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이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든든한 원군을 얻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기고문에서 시 주석과의 개인적 친분을 자랑하며 “진정한 친구는 친형제와 같다”고 시 주석의 방문을 기뻐했습니다. 두 정상은 에너지와 경제 부문을 비롯한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리들은 시 주석이 평화적 임무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시 주석의 방문이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가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제안한 평화 협상도 러시아에 시간만 더 벌게 해주는 것이라는 지적인데요. 이런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서 러시아를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의 입장이 난처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가요?
기자) 네. ICC는 지난 17일 러시아가 전쟁 중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러시아 영토로 불법 이주시킨 점에 주목하고 푸틴 대통령에 전쟁 범죄 책임을 묻기 위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는데요. 그러면서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전범 용의자 또는 전쟁 범죄자를 만나는 모양새가 돼버렸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마리우폴 방문도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18일 밤, 사전 발표 없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시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방문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최남단, 아조우해 연안에 있는 도시로, 이번 전쟁에서 가장 처참하게 파괴된 지역의 하나입니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부터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일종의 ‘고사 작전’을 펼쳤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아조우연대 병사들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최후의 거점으로 삼고 항전했지만 지난해 5월 결국 러시아군에 함락됐습니다.
진행자) 그 과정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은 지난해 3월, 민간인들이 대피 장소로 사용하고 있던 극장을 폭격했는데요. 건물이 무너지면서 어린이, 여성 포함 민간인 600여 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극장 건물 앞쪽과 뒤쪽 땅바닥에는 커다란 흰색으로 ‘아이들’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적혀 있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군은 그대로 공습을 단행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사전 예고도 없이 바로 그런 곳인 마리우폴을 방문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18일 밤늦게 마리우폴에 도착했습니다.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헬기를 이용해 현지에 도착해 시내를 둘러봤고요.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현지 당국자와 재건 상황을 청취했는데요. 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로 다음 날, 푸틴 대통령이 마리우폴을 방문한 것은 ICC의 결정을 무시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과 인도 간 정상회담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20일과 21일 이틀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 중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인도를 방문한 건 취임 후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취임한 이래 인도 방문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모디 총리와는 쿼드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몇 차례 직접 대면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뭔가요?
기자) 네. 앞서 기시다 총리는 19일 출국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일본은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이고, 인도는 올해 주요 20개국(G20)의장국”이라면서 이런 두 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인도 언론은 두 정상이 양국의 경제 협력 방안,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와 쿼드의 역할,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현안이 비중 있게 다룰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회담에서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두 정상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G7과 G20이 에너지와 식량 공급 문제를 비롯해 광범위한 국제적 도전들을 다루는 데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모든 나라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어떠한 나라도 배제하지 않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청사진”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모디 총리는 G20 의장국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사우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 있는 개발도상국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인도∙태평양 역내 군사력 확장 등과 관련해 유엔 헌장에 기초한 국제 질서 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또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습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초청에 감사하며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이날(20일) 인도 외에 한국, 브라질, 호주, 베트남 등 7개국도 G7 회담에 초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인도의 교역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양국은 강력한 교역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021~2022 회계연도 양국의 무역은 206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인도 투자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320억 달러에 달했고요. 일본은 또 인도의 고속철 건설 사업 등 인도의 인프라 건설을 지원해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