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범 혐의 ICC 체포영장 발부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불법 이송"…백악관 "중국 휴전 중재 반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은 이날 특별 담화를 통해, 검찰 청구를 토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실을 밝혔습니다.

해당 사건의 전심재판부(Pre-Trial Chamber)는 이날 성명에서, 관련 범죄가 최소한 우크라이나 침공일인 지난해 2월 24일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를 총괄하는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우리가 확인한 사건에는 우크라이나 어린이 최소 수백명이 고아원과 보호시설에서 납치돼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사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 어린이들 다수가 이후 러시아에 입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혐의 구성 요건에 관해서는 “해당 행위를 저지른 민간·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관련 성명에 명시했습니다.

유엔 산하 우크라이나조사위원회는 전날(1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1만6천 명에 이르는 어린이를 우크라이나에서 불법 이송했다고 적시한 바 있습니다.

■ 국가원수급 세 번째 사례

2002년 출범한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최초의 국제 재판소입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ICC가 공식적으로 최고위급 인사를 전범 피의자로 특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원수급으로는 앞서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적이 있습니다.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당사국은 ICC 규정과 국내법 절차에 따라 체포와 신병 인도청구를 이행해야 하지만, 러시아는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6년 ICC에서 탈퇴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17일) “러시아는 ICC 관할권에 있지 않고, ICC에 어떤 의무도 없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ICC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어린이 인권 담당 위원에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 백악관 “중국 휴전 중재 반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휴전을 중재하려는 움직임에 백악관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7일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휴전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이는 러시아에 공세를 준비할 기회를 새롭게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지금 시점에서 휴전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정의롭고도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현재로서는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현 시점에서 휴전은 “러시아의 정복을 정당화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회담 중재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 시진핑 20~22일 러시아 국빈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합니다.

시 주석은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17일 통화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냉정하고 합리적이며 절제된 자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가능한 한 빨리 평화회담을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친 부장이 쿨레바 장관에게)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화와 협상에 대한 희망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통화에서 영토 보전 원칙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에서 침공 종식과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 공식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4일,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12개항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평화회담 시작’, ‘핵무기 사용 금지’, ‘일방적인 제재 중단’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 러시아 “지원되는 전투기 파괴 대상”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움직임에 관해, 전황에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평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 기자들과 전화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이들 전투기는 파괴되고 전쟁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전투기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추가적 문제만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얼마전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미그-29 전투기 지원 계획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6일, 앞으로 며칠 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최초로 미그-29 전투기 4대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것이며, 나머지 8대는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후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17일, 슬로바키아도 미그-29 전투기 지원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를 향해 “이번 사태(우크라이나 전쟁)에 갈수록 더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은 “불필요한 구식 장비를 처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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