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4일 흑해에 추락한 미군 무인 항공기(UAV·드론) 인양을 시도할 것이라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 밝혔습니다.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이날 국영방송 로씨야1 인터뷰에서 “우리가 (추락한 미군) 무인기 잔해를 찾아내 들어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되든 안되든 우리에게 필요하고,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물론 작업이 성공적이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이같은 내용을 텔레그래프 채널에도 게시했습니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14일 우크라이나 크름반도(크림반도) 남쪽인 흑해 상공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군 MQ-9 ‘리퍼’ 무인기가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와 충돌했고, 미 공군은 프로펠러가 손상된 해당 무인기를 바다에 떨어뜨렸습니다.
미-러 군용기가 직접 충돌하기는 냉전 이후 사실상 처음입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추락 기체의 현 상태에 관해 “회수하지 못했다”고 15일 CNN 인터뷰에서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흑해의 깊은 물 속에 추락한 사실을 감안할 때, 우리가 회수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회수 노력 할 수 있는지 평가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 인양 능력 의문
러시아가 이 무인기를 인양할 경우 미국의 고급 기술이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러시아는 MQ-9 수준의 첨단 무인기를 운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체를 러시아가 확보하는 일을 막기 위해 미군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흑해함대가 심해 인양 능력을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적들, 러시아가 해당 드론을 확보할 경우 민감한 관련 정보 보호 대책은 무언가”라는 CNN 진행자 질문에 커비 조정관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다”면서도 “정보를 보호하고, 다른 자들이 해당 드론에서 유용한 내용을 악용할 경우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미 국방 “무인기 비행 계속할 것”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5일, 전날 흑해 상공에서 미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의 도발 이후 추락한 사건에 관해 러시아 군 당국을 비난하고 “미국은 드론 정찰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0여 개국 국방 당국자 간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를 주재하면서, 러시아에 군용기를 안전하게 운용할 것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 위험한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에 의한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 패턴의 일부”라며,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크렘린궁 “양국 관계 최저점…대화 피하지 않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기자들에게, 미 무인기 추락 사건에 관해 “양국 관계가 아마도 최저점, 매우 나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결코 건설적 대화를 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미국은 미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 기체의 충돌이 있었다고 발표한 반면, 러시아는 충돌 없이 미 무인기가 조종력을 상실해 떨어졌다고 밝혀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사건 경위를 자세히 알려달라는 요청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국방부 성명 외에 추가할 것이 없다”며 “해당 성명은 상세했고 당시 상황을 잘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해선 “물론”이라면서, “최고사령관인 국가원수가 이번 사건을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미국과 최고위급 대화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