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지각 제출’ 출장보고서엔 대부분 참고자료-식사사진 논란|동아일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해 10월 동남아시아 출장을 다녀온 지 4개월 만에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보고서 3분의 2가 참고자료인 데다 주요 활동 내용도 상당수가 식사 사진 등으로 구성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박대출 류성걸 배준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강준현 양기대 의원 등 6명은 지난해 10월 기재위 국정감사가 끝난 뒤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출장 이유는 베트남 수교 30주년, 캄보디아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을 확대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이 들어간 사업장을 둘러본다는 명분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의 베트남, 캄보디아 출장 결과보고서 중 일부. 국회 홈페이지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의 베트남, 캄보디아 출장 결과보고서 중 일부. 국회 홈페이지

그러나 국회 기재위 홈페이지에 게시된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를 보면 출장 첫날 한국-베트남 직업기술대학 방문 일정을 제외하곤 베트남 및 캄보디아 측 인사들과의 접촉은 없었다. 출장 기간 4번의 저녁 식사 중 3번은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들과, 나머지 1번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과의 자리였다. 결과보고서도 부실 논란을 불렀다. 통상 국회의원은 해외 출장을 마친 뒤 한 달 내로 결과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보고서를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0월 말 출장을 다녀온 지 넉 달이 지난 지난달 24일에야 기재위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개했다.

또 전체 81쪽 분량의 보고서 가운데 백과사전 등에 나오는 국가 소개 정보 등 ‘참고자료’가 49쪽(약 60%)을 차지했다. 나머지 ‘주요 활동’ 내용에서도 현지 대사관 직원,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식사하는 사진이 보고서 한쪽을 통째로 차지하는 게 8쪽에 달했다. 6명의 의원이 참여한 이번 출장에는 4460만 원의 세금이 들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20여 명이 3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베트남 유명 관광지인 하노이에 워크숍을 다녀온 것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3박 4일 일정의 해외 워크숍에서 일부 참석자가 마사지숍 등을 들렀기 때문이다. 더좋은미래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저녁 뒤풀이 시간에 몇몇 의원이 (마사지숍을) 다녀온 것으로 안다”며 “의원들이 사비를 들여 다녀온 일정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좋은미래 소속 한 의원도 “당이 혼란한 만큼 의원들이 모여서 당의 미래와 총선 전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낮 동안 세미나도 진행했다”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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