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인물 엄석대에 비유한 것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저는 책 이야기만 썼는데 홍 시장은 엄석대에서 누군가를 연상했다”면서 “그렇다면 누군가가 홍 시장님에게서 체육부장을 떠올리는 것도 존중받아야 할 자유”라고 적었다.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체육부장 강동규는 반장 엄석대의 측근 중 가장 서열이 높아 ‘엄석대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소설 후반부에 새로 온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행동을 지적하자 엄석대에게 등을 돌린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며 “분명히 잘못한 것은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가 ‘내부 총질’을 했다며 찍어서 괴롭힌다”고 했다. 소설 속 반장 엄석대가 강압적으로 군림하는 시골 학급에 빗대 윤 대통령과 친윤 핵심들을 비판한 것.
이에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문열 선생을 모독해도 분수가 있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나”라며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비판에 이 전 대표가 대응하자,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 한다”면서 “아무에게나 대고 욕질해 본들 그건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간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얄팍한 지식과 잔재주로 하는 정치는 오래 못 간다”며 “요설(妖設) 쏟아내는 그 입, 내년에는 어찌 되나 함(한번) 보자”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먼저 도발하고 나서 반박하니까 나이 얘기하는 모습을 뭐라고 해야 하느냐”며 “사람들은 그런 행태를 두 글자로 줄여서 생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