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1년에 맞춰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중국의 정찰 풍선 사태 이후 뮌헨에서 회동했지만, 중국의 사과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방문했습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각으로 20일 저녁 7시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 폴란드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철저한 비공개로 크이우를 전격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미 동부 시각으로 19일 새벽 4시 15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했습니다. 반면 AP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을 개조한 소형 ‘에어포스 C-32’를 이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동승하는 백악관 취재진의 수도 크게 제한하고 기자들이 사용하는 전자기기도 모두 반납하게 했는데요. 이는 그만큼 지금 한창 전쟁 중인 지역을 방문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극소수 인원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크이우를 방문한 건 전쟁 발발 후 처음 있는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땅을 직접 밟은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처음 바이든 대통령을 초청한 건 전쟁 직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해 전운이 감돌 때였고요. 또 지난주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지난 주말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만 방문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러시아 측에서는 전혀 몰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출발 몇 시간 전에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고 합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기자들에게 충돌 방지를 위해 미리 알렸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되는데, 그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크이우 방문은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굳건히 지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보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문의 목적은 “미국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의 영접을 받았고요. 두 사람은 함께 크이우에 있는 미하일 대성당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도 했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는 약하고 서방은 분열됐다고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자신이 우리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있었던 몇 차례 전화 통화를 언급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통화하는 도중에도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고 말한 것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긴박하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의 도움을 호소했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년 전 세상은 모두 우크라이나의 종말을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크라이나는 굳건히 서 있으며, 민주주의도 굳건히 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실질적인 추가 지원 계획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원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추가 지원패키지에는 포탄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정찰 레이더 등 우크라이나 국민을 공습으로부터 보호할 더 많은 군사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요구하고 있는 전투기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도 전해 주시죠.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환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팀과의 협상은 우크라이나에 큰 힘이 됐다”면서 “이 대화는 우리를 승리에 더 가까이 가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약 5시간 정도 머문 후 크이우를 떠났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러시아 관영 언론은 즉각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RIA 노보스티’ 통신은 20일,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전쟁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며,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은 서방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18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는 법적인 증거가 있다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중국에 대해서도 러시아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은 침략을 보상하고 살인을 계속하게 하며 국제 질서의 기반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보 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하는 뮌헨안보회의는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는데요.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새로운 비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관계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에 명령을 내릴 자격이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미국의 비판, 강요, 압박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평화회담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사령탑이 독일에서 회동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 뮌헨안보회의가 열린 독일에서 따로 회동했습니다. 왕이 위원은 현재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공산당 중앙 외사 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양국의 고위 관리가 직접 대면한 건 처음 있는 일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당초 지난 4일과 5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정찰 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이를 전격 취소하는 등 양국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 블링컨 장관과 왕이 위원이 회동할지 이목이 집중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양국 모두 두 사람의 회동 성사 가능성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18일 두 사람이 전격 회동하면서, 중국의 정찰 풍선 사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회동한 성과는 있었습니까?
기자) 두 사람은 이날 약 1시간 동안 의견을 나눴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방영된 미국 NBC 시사 프로그램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왕이 위원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왕이 위원에게 미국에 대한 주권 침해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측의 사과는 없었다고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사과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영토에 정찰 풍선을 보내는 행위는 미국의 주권을 위반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매우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여 개국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정찰 풍선을 보내왔으며, 이제는 온 세상에 드러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회동은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왕이 위원은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의 과잉 대응으로 손상된 양국의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미국 정부가 노선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중국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정찰 풍선이 아니라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위원은 이날 블링컨 장관에게, 문제의 풍선이 기상관측용이라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은 또 미국도 중국 영공에 비행체를 날려 보내왔다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악화해왔는데요.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과 갈등이 아니라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19일)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과 냉전을 원하는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지금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건 전혀 부끄러워하는 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관계라면서, 기후, 세계 보건, 세계 경제 등 여러 가지 현안에서 서로 협력할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의회 대표단이 타이완을 방문 중이라고요?
기자) 네. 미 연방 하원의원 4명이 포함된 대표단이 19일, 닷새간의 일정으로 타이완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중국의 정찰 풍선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이뤄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을 방문한 의원들, 누구인가요?
기자) 네. 로 칸나, 토니 곤잘레스, 제이크 오친클로스, 조너선 잭슨 의원, 이렇게 4명인데요. 칸나 의원과 오친클로스 의원, 잭슨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고요. 곤잘레스 의원은 공화당 소속입니다.
진행자) 대표단이 초당적으로 이뤄졌군요? 하원의원들이 이번에 타이완을 방문한 목적은 뭔가요?
기자) 네. 칸나 의원은 반도체 산업에서 타이완의 역할에 관해 배우기 위해 타이완을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칸나 의원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의 본산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가 지역구입니다. 칸나 의원과 오친클로스 의원은 하원에 신설된 중국 관련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타이완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19일 타이완에 도착해 20일에는 유시쿤 타이완 입법원장을 만났는데요. 유시쿤 입법원장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최근 타이완 관련 발언을 반박했습니다. 왕 위원은 뮌헨안보회의에서 “타이완은 국가인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유시쿤 입법원장은 중국은 역사적인 사실을 무시하고 타이완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단 하루도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타이완 기업인들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의원들은 20일 모리스 창 타이완 반도체 제조회사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만났습니다. 모리스 창 회장은 타이완 반도체 산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의원들은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면담할 예정이고요. 또 다른 타이완 기업인들과도 회동합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껄끄러운 민감한 시기에 미국 의원들이 타이완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관한 의원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네. 칸나 의원은 중국 정부가 타이완과 다른 나라의 어떠한 형태의 접촉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방문도 암묵적 위협에 처해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자신들이 타이완에 오고자 한 것은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타이완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따르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역내 평화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지난주에도 미국의 고위 관리가 타이완을 방문했다는 이야기가 있군요?
기자) 네.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지난 17일 타이완을 방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일부 매체가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미 국방부는 체이스 부차관보의 타이완 방문에 관해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외교부도 그 같은 방문에 관해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며 확인을 거부했는데요.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에 타이완과의 군사 관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