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1주년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합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오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의제는 우크라이나 지원,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대러시아 억지력 강화를 위한 공동 노력과 양자 협력이 될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같은날(21일) 바르샤바에서 연설할 계획이라고 커비 조정관은 소개했습니다.
연설 내용에 관해서는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인 같은해 3월 폴란드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바르샤바에서 특별 연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학살자”로 부르며, “권좌에 남아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에 꾸준히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원조 규모 총액은 약 275억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은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을 강조해왔습니다.
■ 푸틴, 개전 후 첫 국정연설
바이든 대통령의 바르샤바 연설이 예정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 나섭니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최소 연 1회 연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2년 만에 실시하는 이번 국정 연설에서 경제 상황과 사회 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등에 관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개전 후 처음인 이번 국정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장기화된 ‘특별 군사작전’의 성과를 내세우며 침공을 정당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유럽 주요 매체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 “시진핑, 평화 연설 예정”
중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쟁 1주년을 맞는 날(24일) ‘평화 연설’을 할 것이라고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중재하겠다는 의도도 적극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왕 위원은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평화와 대화의 편에 서 있다”며 “중국은 곧 이 분쟁의 정치적 중재를 위한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개전 1주년 ‘대공세’ 관측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측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개전 1주년인 오는 24일을 전후해 ‘대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러시아군은 전체 기갑전력의 40%에 가까운 약 2천여 대의 탱크과 장갑차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항공전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이 크게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러시아는 아직 항공전력의 80% 이상이 온전한 상태”라고 분석하고 “아직 대규모 항공전력 동원 조짐은 없으나 공세에 동원된다면 우크라이나군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투기 지원을 서방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 서방국가들은 전투기 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중입니다.
■ “여러 방향에서 공격”
앞서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미국은 M1 에이브럼스, 독일은 레오파르트2, 영국은 챌린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탱크 실물을 전달하고 우크라이나군 병력에게 운용 훈련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대공세 전망과 맞물려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봄 계 공세는 이미 시작된 상황이며, 여러 방향에서 공격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영토를 양보해도 러시아는 계속 공격할 것이며, 서방의 무기만이 평화를 더 빨리 가져올 것”이라며 신속한 무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동부 전황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쪽이 전선에 집결시킨 전력을 따져 백중세에 가깝기 때문에 계속 참호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전선에서 돌파구 마련은 어렵게 되고, 만 1년을 넘기는 이번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몇 주 안에 공세에 나서며 러시아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