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 미사일, 동해로 쐈는데 서쪽으로…민가 700m거리에 ‘낙탄’


한미 연합군 탄도미사일 사격훈련. 합동참모본부 제공 2017.7.29

4일 밤 대북 무력시위 과정에서 낙탄 사고가 난 현무-2C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대남 핵공격 임박시 도발 원점을 선제타격하는 우리 군의 핵심무기다. 사고 원인 규명이 지연되거나 중대 결함으로 드러날 경우 북핵 대응 태세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9월 북한의 화성-12형 도발에 맞서 발사했던 현무-2A의 추락 사고에 이어 5년 만에 현무 미사일의 실패가 재연되면서 대북 킬체인 핵심 전력의 총체적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세제어 장치나 소프트웨어 오류 가능성

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무-2C는 강릉 모 공군기지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된 이후 1분 가량 비정상 비행을 하다 목표 방향(동해상)과 정반대인 발사 지점 서쪽에 있는 영내 골프장으로 떨어졌다. 그 충격으로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됐다.

발사 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탄두가, 그로부터 400m 이격된 거리에서 추진체가 각각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낙탄된 미사일 추진체는 약 1분 가량 불꽃을 내뿜으면서 연소됐다”고 말했다. 탄두 발견 지점에서 부대 울타리 밖의 가장 가까운 민가까지는 약 700m에 불과했다. 사고 직후 부대 측은 낙탄 지점 인근 장병들을 300m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미사일의 비행자세를 제어하는 장치(하드웨어)나 소트프웨어의 결함 가능성에 주목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낙탄된 추진체의 연소시간으로 볼때 발사 후 정상적 연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무-2C가 수직으로 발사된 직후 자세를 못 잡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것은 미사일의 자세제어를 관장하는 구동기나 각종 센서에서 작동 오류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사일의 자세 제어에 관여하는 소프트웨어의 결함 개연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추진체 결함이나 추진체 내부의 고체연료의 비정상적 연소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올 3월과 5월 두 차례의 대북 무력시위 때 정상 발사된 만큼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군은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현무-2C 미사일 전량에 대해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군 당국자는 “미사일전략사, ADD와 협의해 향후 현무-2C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며 “운용 제한 등 전력공백이 장기간 발생시 다른 전력 대체 또는 작전계획 변경 등으로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지만 사고 원인 조사가 장기화되거나 중대 결함이 확인될 경우 현무-2 미사일 전반의 운용과 북핵 대응태세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사고 다음날까지 쉬쉬한 軍 ‘안전 불감증’ 논란

군은 4일 밤 현무-2C의 낙탄 사고 2시간여 뒤인 5일 오전 1시경 같은 장소에서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진행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각 2발씩 총 4발의 에이테킴스(ATACMS)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쐈다. 이후 5일 오전 7시경 배포한 연합 실사격 보도자료에서 현무-2C의 실사격과 낙탄 사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고에 놀란 지역 주민들의 제보가 밤새 이어졌지만 다음날 오전까지 비공개로 일관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낙탄한 미사일의 연소 시간이 1분 내외로 짧았고, 폭발화재나 인명피해가 없었으며 심야에 주민 불편과 불안을 키울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안전 조치 후 나머지 실사격 훈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지휘관(미사일전략사령관)이 사고 상황과 후속 조치를 군 수뇌부에 시시각각 보고하면서 실사격 훈련을 계속 진행토록 건의했고, 김승겸 합참의장이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군이 다음날 오전까지 사고 사실을 쉬쉬한 것은 주민들의 안전과 불안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군 관계자는 “언론이나 군 자체 SNS 등으로 관련 사실과 후속 조치를 신속히 알려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세심한 노력이 부족했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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