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반도 4강외교 시동…美·中 대사 만나고 日총리와 통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틀째인 1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한 데 이어 중국·미국 등 G2국가의 주한 대사들과 잇달아 회동하는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윤 당선인은 기시다 총리에게 양국의 경제번영, 우호협력, 미래 과제 등을 언급하며 관계 회복을 향한 의지를 내보였고, 주한 중국 대사를 상대로는 수교 이후 괄목상대의 교역증가를, 미국 대사대리에게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 가치 동맹의 재건을 강조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기시다 일본 총리와 오전 10시부터 15분 가량 통화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외국 정상과의 통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지난 1965년 양국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양 정상간 통화는 어느 때 보다 관심을 끌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우선 기시다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이날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지역에서 쓰나미를 동반한 대지진이 발생해 2만 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지 꼭 11년이 된 날이다. 그는 “오늘 3·11 동일본 대지진 11주기를 맞아 일본 동북지방 희생자와 가족분들,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이어 양국간 “우호협력”, “경제번영” 등을 언급하며 관계 개선의 의지도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전쟁 등 파행을 거듭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한일 양국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은 동북아 안보와 경제번영 등 향후 힘을 모아야 할 미래 과제가 많은 만큼 양국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취임 후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양국 현안을 합리적으로, 상호 공동 이익에 부합하도록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기시다 총리와 통화를 마친 뒤 이번에는 동북아를 포함한 세계 전역에서 패권 경쟁을 펼치는 미중 양강의 주한 대사들을 잇달아 만났다.

윤 당선인은 서을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수교 이후 확대되온 양국간 교역을 화제로 삼아 대화를 나눴다. 그는 “수교 30주년 양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됐다”며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고, 중국의 3대 교역국이 우리(한국)”라며 양국간 교역 규모의 확대를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중 대선 후보 TV 토론 등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문재인 정부의 3불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3불 정책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미일 3국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 체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방침을 말한다.

그는 이날 싱하이밍 대사 접견에서 검찰 재직 당시의 인연을 회고하며 친근함도 표시했다. 윤 당선인은 “우리 싱대사님은 워낙 관계나 소통도 잘 하시지만 벌써 여러 차례 봬서, 또 검찰에 있을 때부터 우리가 한중 사법 공조할 일이 많아서 그때부터 싱 대사님한테 늘 친근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서를 윤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싱하이밍 대사 접견에 이어 국민의힘 당사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제, 기후협력, 보건의료, 첨단기술, 이런 모든 이런 의제들이 한미 간의 혈맹의 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포괄적으로 발전해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6·25 전쟁을 통해서 미국과의 굳건한 안보동맹을 맺은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며 ”굳건한 관계가 다시 재건이 돼서 두 나라의,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앞서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이 북한·중국에 기운 탓에 한미 동맹이 훼손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 강화라는 평소 지론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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