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가 삶의 터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산불 방지를 위한 국민의 협조를 구했다. 고의·과실로 산불 피해를 냈다면 강력히 처벌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병암 산림청장, 김창룡 경찰청장, 이흥교 소방청장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산불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국민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게 이번 담화문의 핵심이다.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26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6건 대비 약 2.1배 많다.
특히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확산해 동해안 곳곳으로 번진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산림 1만9553㏊와 시설물 512개소가 불에 탔으며, 현재 피해 집계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울진과 삼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다른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해서도 추가 선포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은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과 강풍으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울진에서 발생해 삼척으로 확산한 대형 산불로 인해 산림이 크게 훼손됐고 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발생한 대형 산불을 통해 산불 예방 활동을 소홀히 할 경우 그 여파가 국가적 재난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있다”면서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예방활동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형 산불 특별대책기간’(3월5일~4월17일)과 ‘봄철 산불 조심기간’(2월1일~5월15일) 산불 예방에 협조해줄 것을 호소했다.
협조 사항으로는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 허가 없이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금지 ▲입산통제구역 및 폐쇄 등산로 출입 금지 ▲입산 시 라이터·버너 등 인화물질 소지 금지 ▲산림 또는 인접지에서의 흡연 및 담배꽁초 버리기 금지 ▲산불 목격 시 즉시 신고 등을 꼽았다.
이들은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산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는 데에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많은 경우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되는 것은 물론 생명도 위협받게 된다”고 했다.
이어 “올봄과 같이 불리한 기상 여건 하에서는 앞으로도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산림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국민의 관심과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고의·과실로 산불 피해를 낸 가해자에게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고의로 산불을 내면 최고 15년 이하의 징역, 과실로 산불을 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들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은 76%가 실화·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며 “특히 지난 5일 새벽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개인의 방화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고의나 과실로 인해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며 “최근 발생한 산불들도 발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고의나 과실 여부가 확인되는 경우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