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지 꼭 20년이 지났습니다.
현지에서는 내일 기념행사가 열리는데요.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그날을 잊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뉴욕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추모식을 앞둔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테러에 무너져내린 쌍둥이 무역센터 건물이 있었던 그라운드 제로에 나와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곳은 이제 9.11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거대한 연못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눈물같은 폭포수가 사방에서 흘러내리고 있는데요.
연못 난간에는 희생자들의 이름도 빼곡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9.11 테러 20년을 앞두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속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테러범에 납치된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잇따라 충돌하는 그 날의 끔찍한 기억은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뇌리에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요.
여느 때와 다름없던 일상을 파고든 그날의 충격은 20년이 지나도 미국인들의 삶의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거리 곳곳에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추모 꽃다발도 곳곳에 보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오지 못해서 올해 왔다는 추모객도 있었고 20년의 의미를 강조하는 미국인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20년이라는 상징적 추모식인 만큼 또 다른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경비도 예년에 비해 한층 강화된 모습입니다.
[앵커]
올해는 아프간 전쟁 종료 선언과 맞물려서 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9.11테러가 빚은 또 다른 아픈 역사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아프간 전쟁인데요.
미군과 아프간 현지인 등 약 17만 명의 희생자를 내고 지난달 말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취임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9.11 20년이 되기 전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고 지난달 31일로 아프간에서 철군을 마무리했는데요.
아프간 철군 자체에는 찬성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철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태입니다.
또 철군 막바지 카불에 미군을 포함해 다수의 희생자가 나온 테러로 전쟁의 막을 내렸다는 점도 미국으로선 가슴 아픈 대목입니다.
[앵커]
추모식은 오늘 밤에 열리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모식은 이곳 시간으로 내일 아침 8시 반, 한국 시간으로는 오늘 밤 9시 반에 시작되는데요.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 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한 시각인 8시 46분에 맞춰 묵념을 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추모식에 참석하는데요.
현장에서 별도의 연설은 없고 사전에 녹화된 메시지를 공개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 이외에 또 다른 테러 발생지인 미 국방부와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도 잇따라 참석합니다.
전임 대통령들도 추모식에 참석하는데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하고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다른 피해현장인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로 향합니다.
다만 탈레반과 아프간 철군 합의를 한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모식 참석 계획을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