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시련 앞에 힘겨워하는 두 사역자


시련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게 생명이라지만 어떤 시련은 지나치게 가혹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그런 시간을 위해서 친구가 존재하고, 돕는 이웃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 거듭된 시련 앞에서 망연자실한 두 사역자의 아픈 이야기가 있다. 부디 이들의 스토리에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손길이 전해지기를 기원한다.

소중한 공간 화재로 잃은 흑산도 수리교회

화재로 무너진 흑산도 수리교회의 교육관. 이 작은 건물을 되살리는 일은 섬마을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이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2월 5일, 토요일 아침이었다. 토요일은 연로한 성도들이 교육관 목욕탕에서 목욕하는 날. 그날따라 날씨는 또 시리도록 추웠다. 김정자 전도사는 아궁이에 장작을 조금 더 많이 집어넣었다. 어르신들이 오늘은 제발 추위에 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정자 전도사는 남편 정삼섭 목사와 함께 개척한 흑산도 수리교회를 40년째 지키고 있다. 29년은 부부가 함께, 이후 11년은 홀몸으로. 남편은 교회를 위해, 마을을 위해 고생스럽게 일만 하다가 2011년 1월 3일 먼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있는 마을의 모든 것들이 소중했지만, 교회 교육관은 더욱 각별한 존재였다.

학교수업을 파한 아이들의 방과후교실을 위해, 좁은 섬마을에서 살아가며 시원하게 샤워 한 번 하기도 힘든 어르신들의 목욕탕을 위해, 그리고 주일예배를 마친 교우들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밥 한 끼를 나눌 수 있는 온돌방을 위해 남편은 모든 것을 바쳤다.

심지어 공사를 하다가 두 번씩이나 큰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어버릴 뻔 한 적도 있었다. 비록 가진 돈이 없어 조립식 패널로 지은 교육관이지만 그 안에 서린 희로애락의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남편의 사후 아내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멀리 광주신학교(학장:이형만 목사)와 섬을 오가며 전도사 수업을 하는 한편으로, 바로 이 건물에서 또다시 어르신들을 모시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런데 이 소중한 공간을 그만 화재가 앗아버리고 만 것이다. 문제의 토요일, 유난히 매서웠던 바람을 타고 아궁이의 불씨가 벽체를 이루던 스티로폼에 옮겨 붙더니, 삽시간에 커다란 불길이 건물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건물과 함께 김 전도사의 마음도 처참히 무너졌다. 하지만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 일어서야 했다. 여전히 그에게는 자신이 돌보아야할 13명의 성도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교육관이 필요하다. 교육관은 수리교회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고, 마을과 교회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다.

김 전도사는 호소한다. 다시 교육관을 세워 수리교회를 지탱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40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남편이 못다 한 섬김과 사랑을 이곳 흑산도에서 완성하게 해달라고.

후원계좌: 우체국 500249-01-002522(예금주: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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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복구 직후 암 투병 시작된 김엽 목사

예배당 화재로 인한 시련에서 벗어난 기쁨도 잠시. 순창 찬미교회 김엽 목사에게 이번에는 전립선암이라는 또 다른 고난이 찾아왔다.

고난의 총량에 평균이 있다는 속설이 적어도 김엽 목사(순창 찬미교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화재로 무너졌던 예배당을 전국남전도회연합회(회장:임성철 장로)와 열방디딤돌선교회(이사장:라도재 장로)의 도움으로 재건한지 불과 4개월. 이번에는 김엽 목사 본인에게 전립선암이라는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3월 19일 전북대병원에서 암 판정을 받은 김 목사는 현재 추가검사들을 진행하는 중이고, 4월 5일 경이면 수술날짜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수술이어서 치료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나중에 이루어질 항암치료 비용 마련도 걱정이다.

사실 건강으로 인한 시련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다. 앞서 김 목사 본인이 심각한 수준의 간 질환을 겪은 바 있고, 화재 직전에는 아내가 유방암에 걸려 오래 고생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한 고개 한 고개를 넘어왔는데, 또 다시 나타난 거대한 장벽 앞에서 김 목사는 솔직히 버거움을 느낀다.

“새로 얻은 예배당에서 성도들과 재미있는 목회를 해보자고 시작하던 차에 다시 건강문제가 발생하니 맥이 풀리는 게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응원 속에서 겨우 버티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자포자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김 목사는 믿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실 것임을.

후원계좌:우체국 400259-01-005888(예금주:순창찬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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