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 법인이사 안건 다시 수면 위로 < 교단 < 기사본문



소강석 목사가 11월 6일 총신대학교 법인이사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7일 사임서를 받은 법인이사장 화종부 목사가 만류했으나 소 목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소 목사가 사임하면서 총신법인이사회는 정원 15명에서 2명의 결원이 발생해 13인 체제가 됐다. 법인이사회 서기 류명렬 목사는 오는 12월 열리는 2023년도 8차 이사회에 ‘이사 보선’ 안건 상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소강석 목사는 7일 SNS에 총신 법인이사 사임 소식을 알렸다. 사임하는 이유와 제출한 사임서를 게시했다. 소 목사는 그동안 총신을 위해 많은 헌신을 했다며, “더 이상 할 일도 없는 것 같아 부득이 재단 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사를 사임하지만 총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기회가 되면 다시 섬기겠다고 말했다. 소 목사와 새에덴교회는 사당캠퍼스 종합관 1층 리모델링 지원을 비롯해 공식적으로만 6억2000만원을 총신에 기부했다.


소 목사가 사임의 변에서 가장 아쉬워한 것은 ‘여성 이사’ 부분이다. 총신사태 이후 관선이사에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소 목사는 교육부의 양성평등 기조를 파악하고 있었다. 총회가 남성으로만 재단이사 후보들을 추천하면, 교육부는 교단 외부의 여성을 지명해 이사로 파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 목사의 예상은 맞았다. 교육부는 대학교수 등 3명의 여성을 이사로 등재했다.


또한 소 목사는 이사에서 물러나는 중요한 이유를 사임서에서 밝혔다. 그는 ‘총회의 재단이사 증원 결의를 총신법인이사회가 이행하지 않았고…제108회 총회에서도 이에 대한 발언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물러난다고 했다.




지난 제108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총신운영이사회 재구성 헌의안을 받지 않았다. 그동안 총회가 요구한 ‘총신은 총회의 직할 하에 있다’와 같은 중요한 정관개정 사항들을 총신법인이사회가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어 총신운영이사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기구로 ‘총회와 총신 6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당시 총회에서 소 목사는 6인위원회 구성과 별도로 “총신법인이사를 2~3명이라도 증원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 목사는 이 문제를 이사 사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소 목사에게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교회 관계자는 이 이상으로 언급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 목사가 SNS에 밝히지 않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현재 총신법인이사회에서 소 목사는 입지가 좁다. 뜻을 함께하는 김기철 화종부 송태근 이규현 이사 등과 거리가 있다. 특히 교단 외부 인사인 3인의 여성 이사들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소 목사가 ‘여성 이사’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한 것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과 문제의식 속에서 제108총회 전부터 소 목사가 사임할 것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소 목사는 지난 5월 열린 제4차 이사회에 참석하고 이후부터 계속 회의에 불참했다.


일단 소 목사의 ‘이사 사임’을 통해 수면 아래 놓여있던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 ‘이사 증원’ 안건은 전임 김기철 이사장 시기부터 총신법인이사회의 난제였다. 그동안 총신법인이사회는 “총신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대학들도 대부분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사회 정원을 12명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사실 이사 정원 15명도 많은 상황”이라며 논의를 피해왔다.


한 법인이사는 “소 목사가 이사 사퇴 카드를 던지며 법인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 문제를 중요하게 여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총신법인이사회가 이사 보선도 하지 않고 14명 체제를 유지해 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이사는 “이사 2인이 결원되면서 이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12월 이사회에서 보선 안건을 상정해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총신법인이사회가 12월 회의에서 이사 보선 안건을 다룰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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