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같은’ 큐티의 맛, ‘겉바속촉’ 성경의 맛 : 목회/신학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읽어야
무작정 읽기보다, 생각하며 묵상
큐티, 성경과의 훨씬 깊은 ‘사귐’
서먹하던 성경, 설레임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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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도 맛 들이면 밥도둑. ⓒ픽사베이

쿰쿰하거나 퀴퀴한 냄새가 나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바로 코를 막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뭘 좀 아는 사람들은 입이 벌어진다.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청국장이다. 냄새가 부담스러워 아예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도 꽤 된다. 청국장 냄새가 진하게 나는 식당은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맛을 알게 되면, 냄새가 향기가 되는 음식이다. 정말이다. 청국장에 맛을 들이면 그 냄새는 정겨워진다. 추억의 냄새로 변하는 것이다.

성경에도 이런 부분들이 있다. 읽다 보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특히 하나님의 진노가 이어지는 부분들은 섬찟하기까지 하다. 필자의 교회 후배중 ‘이사야서’는 읽고 싶지 않다는 친구도 있다.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자신은 하나님을 잘 믿으니까, 굳이 그렇게 마음이 힘든 부분을 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다.

하지만 그 진노 뒤에 있는 하나님의 지극히 크신 사랑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 성경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가 된다. 다시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무자비해 보이는 명령 뒤에, 사랑이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치 평생 무뚝뚝했던 부모가 떠나간 후에야 그 ‘무뚝뚝함’이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자녀와 같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골고루 읽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래야 신앙이 온전히 성장할 수 있는 까닭이다. 성도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의무감에 성경을 펼치지만 바로 잡념이 파고 들어와, 책장만 넘길 뿐 하나님 말씀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쿰쿰한 냄새에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청국장이야 먹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성경 말씀은 코 막고 입에 넣기라도 해야 할까? 그렇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어도 낯설고 하나님의 깊은 경륜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과 사귀기 위해서는 무작정 읽는 것보다, 생각하며 묵상하는 방법이 좋다. 큐티를 하면 성경과 사귀기 쉬운 이유다. 서먹함이 설레임이 되어, 일상에서 신앙생활을 누리게 된다.

생각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말씀 뒤 본문이 이해되면, 성경과 친해진다. 성경은 겉보기와 다르게 속은 부드럽고 촉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성경이 ‘겉바속촉’인 이유다.

이 글을 읽다가 ‘청국장을 좋아하지도 않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어쩌라는 이야기지…’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으실 것이다. 더욱이 요즘 세대는 청국장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단짠단짠, 맵단’ 등 지나치게 달고 맵고 짠맛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입맛만 변한게 아니다. 성도들의 신앙생활 패턴도 완전히 달라졌다. 일례로 성경책이 아예 사라졌다.

필자가 주일학교 다닐 때는 ‘먼지가 쌓인 성경을 털어서 가져오면 안 된다’고 배웠다. 성경책을 주일에만 펼치지 말란 뜻이었다. 평상시에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당에 나올 때 성경을 찾을 필요가 없다. 예배당에 가면 프리젠테이션으로 성경 구절과 찬송가를 모두 친절하게 띄워주기 때문이다. 혹시 성경공부나 소모임을 해도 괜찮다. 스마트폰 어플을 열면 되는 까닭이다. 이제 성경을 어느 곳에 두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진 분들도 꽤 된다.

간혹 성경을 읽기 위해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켜면 된다. 하지만 카카오톡같은 메신저나 SNS가 바로 방해를 한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이런 습관은 점점 하나님 말씀을 왜곡하게 된다. 설교 시간에 들은 말씀만으로 하나님의 뜻을 퍼즐 맞추기 하듯 하기 때문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되는 것이다.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알아야, 그 사랑에 힙입어 살 수 있다. 또한 그 사랑을 이웃들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연초가 되면 창세기나 마태복음부터 읽기 시작하는 성도들이 있다. 성경을 1독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로 시작하지만, 만만치 않다. 진도는 나가지만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부분이 태반인 까닭이다. 그러다가 멈춘 경험을 가진 성도가 많은 이유다.

이런 분들은 성경통독보다 큐티를 하는 것이 좋다. 큐티는 하고 싶지만 막막한 분들은 <생명의 삶>이나 <매일성경> 같은 큐티책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큐티책 순서에 맞춰 따라가다 보면, 전 성경을 빠짐없이 묵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매일성경 큐티의 경우 6년을 주기로 성경 전권을 큐티하는 시스템이다.

큐티를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빠짐없이 들을 수 있게 된다. 청국장의 쿰쿰한 냄새마져 정겨워진다. ‘골라먹는 재미’가 아니라 풀코스의 요리를 만끽하는 것이다. 그렇게 큐티는 우리에게 살아갈 자양분을 공급해준다. 일상이 신앙생활이 되는 것이다.





이석현 읽고 쓴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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