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중러 연대’ 안간힘… 中 ‘거리두기’ 유지할까|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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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중국·북한과의 ‘3각 공조’에 본격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북 긴 군사협력 동향과 관련해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 온 중국 측의 향후 선택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오전 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이 도착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푸틴 대통령은 18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도 예정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지난 2013년 주창한 유라시아 광역경제권 구상으로서 중국 당국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이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중러정상회담에 임한다하는 건 그 자체로서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란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중러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긍정적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략적 소통 유지와 분야별 실무협력 심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 달 전엔 북한과도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달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소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을 통해선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에 관한 사항이 중점 논의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미 등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포탄 등 재래식 무기가 부족해지자 이를 북한을 통해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 측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북한·중국 등과의 연대를 통해 ‘반미 진영’ 구축을 꾀하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등을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오랜 기간 제재를 받아왔고, 중국도 최근 수년간 미국과 경제·외교·군사·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패권경쟁을 벌이며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측은 지난달 러북정상회담 전부터 북중러 3자 간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까지 거론해온 상황이다. 러시아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발(發) 역내 안보위협 등에 따른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국 간 협력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 당국은 앞서 러북정상회담 과정에선 “양자 간의 일”(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일단 관망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나, 이번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이 끝난 뒤엔 러시아발 ‘북중러 연대’ 논의와 관련해 좀 더 분명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러시아의 라프로프 장관은 18~19일엔 북한을 방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러북외교장관회담에 임할 계획이어서 이를 통해 지난달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중러정상회담 결과 또한 북한 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내심 북중러 연대 강화에 동의하더라도 이를 즉각 행동으로 옮기진 않을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이 저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온 것과 달리, 중국 당국은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외교적 관여를 지속 추구해왔단 이유에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가 (중국·북한과의 연대를 위해)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기에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 동향과 관련해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이 노골적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밀착’을 비판하진 않겠지만 북중러 3자가 하나로 엮이는 상황도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며 “일단은 기존처럼 북중·북러 양자 차원에서만 관계를 관리하려고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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