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 사색의 계절을 맞아 신앙고백이 담긴 예술을 통해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하며, 최근 열린 제31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 최우수작인 ‘골든십자가상’을 수상한 기독 미술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박가나 작가는 작품명 <The colour of the sky>에서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상 빛을 캔버스에 담았다. 모두 네 점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고난의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고난의 십자가 형상을 통해 곧 내가 지고 갈 희생의 십자가를 표현했고, ‘생명의 빛’에서는 사도 바울에게 빛으로 오신 성령님, 시내 산에서 내려온 모세에게 빛으로 보이신 광체를 하늘빛의 표현으로 나타냈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되는 하늘의 모습과 아름다운 색감에서 오는 감흥을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렸다.
박 작가는 “나의 하늘빛 작업은 우리의 천국 가는 긴 여정에 시간을 담고 있다”며 “눈을 들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세상 빛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 작업으로 풀어냈다. 오늘도 하나님 말씀을 사모하며 하나님 말씀 안에 사는 삶을 간구하며 표현된 작품으로 빛의 향기가 세상에 전해지길 소망한다”고 소개했다.
송경희 작가는 <그 음성 I> <회복> <빛으로 II> <임하소서> 등 네 작품에서 역시 하늘을 배경으로 자기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여러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때로는 말씀으로 인도하시고 때로는 섬세한 손길로 만지시며, 어둠 속에 빛을 비추시고 비둘기같이 임하시는 성령의 은혜 등 하나님을 향한 작가의 감사가 느껴진다.
송 작가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 속에 힘을 얻는 매일의 날들을 떠올리며, 다시 찾아올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지혜를 구한다”면서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만지시는 순간 가장 희미한 메아리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 보내야 할 아픔과 어두움, 간직해야 할 평안과 사랑의 마음들을 그림에 담아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기선 작가의 작품 <sound of pray-주여I, 주여II>, <버려지지 않는 기도-긍휼, I WILL MEET WITH YOU(I)>는 푸른 색채의 과감한 붓 터치가 돋보인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의도성을 가진 계획된 붓질, 그리고 의도성 없는 점들과 흐르고 뿌려진 흔적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주님을 부르는 기도로 이뤄져 간다. 이 과정에서 지워진 선들과 터치가 의도적으로 캔버스 화면에 남겨져 삶의 모든 기억이 기도와 함께 완성되듯, 작품의 화면 속에서도 실패와 상처의 치유되지 않은 기억들조차 기도소리들과 겹쳐지며 완성돼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작은 캔버스에 하나님과의 이야기들이 담기고, 그 작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이 작가는 “삶이 어렵고 무의미하게 느껴져 낙심 가운데 있을 때 출애굽기를 묵상하며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과 ‘거기서 내가 너를 만나리라’는 말씀을 만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작품을 통해 삶 속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쁨과 슬픔 가운데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다듬어지는 인생을 이야기한다.
한편 9월 7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에서 열린 ‘제31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는 세 사람 외에도 특선 14명, 입선 32명 등이 선정돼 수상했으며, 6일부터 1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이들 기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최명룡 조각가는 “일반 미술인과 구별되는 기독 미술인의 작품 속에는 작가의 신앙고백이 함께한다. 이것은 기독 미술인으로서의 사명이기도 하다”며 “조형성과 예술성 그리고 영성이 서로 조화를 이뤘을 때 작품은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 창의력이 더해졌을 때 감동을 주고 아름다운 세상을 전하는 좋은‘전도체’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미술인선교회 정두옥 회장은 “복음을 시각예술로 증언하려는 우리의 진심이 아름답게 열매 맺기를 기도하며, 앞으로도 기독 작가들의 신앙고백이 진리의 말씀 가운데 세상의 빛으로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