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탄핵 조사를 착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내 빈곤 아동 비율이 2배 이상 급증하고 가구당 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가 연간 3.7% 상승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가 개시됐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12일 하원 감독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성명을 통해 올해 실시된 바이든 일가에 대한 하원의 조사는 “부패의 문화’를 드러냈다면서, 이를 더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주장한 바이든 일가의 부패는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시절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의 사업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특히 이 사업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과의 해외사업이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조율했고 종국에는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 공화당의 주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은 미 법무부가 헌터 바이든 씨의 탈세 관련 수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씨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데이비드 와이스 특검은 이 주장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탄핵 조사를 지시하면서 어떤 말을 했는지 조금 더 보겠습니다.
기자)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의 해외사업과 관련해 자신이 아는 내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탄핵 조사와 관련해 하원 감독위원회에 “미국 국민을 위해 모든 사실과 정답을 모을 수 있는 전권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제임스 코머 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이번 탄핵 조사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매카시 의장이 지시한 탄핵 조사라는 게 어떤 절차인가요?
기자) 미국 헌법은 의회에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리를 탄핵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이들이 반역이나 뇌물수수, 기타 중범죄 등을 저질렀을 때 탄핵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탄핵 조사는 탄핵 추진 가능성을 두고 진행되는 조사로 탄핵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 이후 어떤 과정이 진행되죠?
기자) 먼저 하원에서 투표가 이뤄집니다. 전체 의원 가운데 절반을 넘으면 통과되고요. 통과되면 상원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상원에서 전체 의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바이든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의회 구조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 탄핵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공화당 의원이 전체 435명 가운데 222명으로 민주당 의원 212명보다 근소하게 많은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 탄핵안 투표가 실시되고 한 표의 이탈도 없다면 기술적으로 통과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상원은 100명 가운데 공화당 의원이 49명, 민주당은 민주당 성향 의원까지 합해서 50명입니다. 한 명은 무소속인데요. 민주당에서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탄핵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겁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바로 이런 상황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 탄핵이 추진됐습니다. 두 차례 모두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하원에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상원에서는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탄핵 조사를 지시하는 것은 어떤 배경이죠?
기자) 우선 공화당 내 강경파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입니다. 공화당 소속 맷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 탄핵 추진을 지지하지 않으면 의장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고요.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탄핵 조사 없이는 임시지출안(CR) 통과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는 매카시 의장 입장에선 당내 강경파 의원들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 지시에 어떤 반응이 나왔죠?
기자) 이언 샘 백악관 감독·조사 담당 대변인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지난 9개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을 조사했지만, 잘못이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탄핵 조사 개시는 “최악의 극단 정치”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이번 탄핵 조사가 불법적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또 이번 탄핵 조사가 4차례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쏠리는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이라는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나타난 형국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탄핵까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의회 차원에서의 탄핵 조사가 실시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내용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선 절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최근 차남 바이든 씨가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추가 기소가 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는데요, 결국 가족 문제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서 고령 문제, 이로 인한 건강 문제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진행자)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어떤가요?
기자)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발표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021년 8월 이후 줄곧 5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 정당별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정말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약 80%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91%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빈곤 비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인구조사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실질 빈곤율은 12.4%로 전년도 7.8%에서 큰 폭으로 뛰어올랐습니다. 특히 아동 빈곤율이 심각합니다. 지난해 미국 내 빈곤 아동 비율은 12.4%로 전년도 5.2%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말하는 빈곤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각국은 적절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소득 수준을 정해 놓습니다. 이를 빈곤선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인구조사국은 매년 빈곤선 수준을 조정합니다.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2023년 4인 가족 기준을 보면, 연 수입 3만 달러가 빈곤선입니다. 소득이 이 수준 이하일 때 빈곤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가구의 소득도 줄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가구 중위소득은 지난해 7만4천58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도의 7만6천330달러보다 약 2% 이상 줄어든 겁니다. 중위소득은 인종별로 차이가 났는데요. 아시아인의 경우 지난해 중위소득은 10만9천 달러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았고요. 흑인 가구 중위소득은 약 5만3천 달러로 가장 낮았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미국의 빈곤율이 크게 오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지원금이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조건을 충족하는 가정에 자녀 세액공제 선급금을 비롯한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했는데요. 지난해부터 이것이 종료되면서 빈곤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인구조사국의 리아나 폭스 부국장은 자녀 세액공제가 아동 빈곤을 상당히 감소시켰었다면서, 빈곤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코로나 팬데믹 관련 지원금 지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지원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볼까요?
기자) 먼저 자녀 세액공제를 보면, 2021년 조건을 충족하는 가정은 몇 개월 동안 자녀 세액공제를 통해서 250달러에서 300달러를 받았습니다. 이 혜택을 입은 53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역시 조건을 충족하는 가정은 2020년과 2021년 총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 지원금을 받았는데요. 1차 지원금의 경우 1인당 최대 1천200달러가 지원됐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빈곤율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성명을 통해 “빈곤 아동 비율이 증가한 것은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라면서 자녀 세액공제를 확장하지 못한 공화당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를 복구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는 “정책 입안자들이 팬데믹 기간의 자녀 세액공제 확대를 유지한다면 빈곤 아동의 비율이 훨씬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 소식 보겠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 노동부가 13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8월 CPI는 전달인 7월에 비해 0.6% 올랐고요. 연간 상승률은 3.7%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물가상승률이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소폭 올랐었는데요, 8월 오름폭이 더 크군요?
기자) 네, 미국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그러다 7월 0.2%P 소폭 오르면서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는데요. 8월 물가상승률이 전달보다 빨라진 겁니다.
진행자) 물가 상승의 큰 요인이 뭐였습니까 ?
기자) 에너지 가격입니다. 전체 에너지 가격은 전달에 비해 5.6% 올랐는데요. 특히 휘발유 가격이 많이 올라서 8월 물가를 끌어 올렸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전달에 비해 10.6% 올랐는데요. 전달인 7월에 0.2%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료유 가격도 지난 7월에는 3% 올랐는데, 8월에는 9.1%로 크게 올랐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부분에서 물가가 상승했습니까 ?
기자) 다음으로 물가 상승에 기여한 것이 주거비입니다. 3년 넘게(40달) 주거비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겁니다. 주거비는 전체 물가 상승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주거비용은 7.3%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월별로 보면 임대료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는데요. 8월 임대료가 연간 7.8% 올랐는데, 올해 초 연간 8.8% 상승률을 보인 것보다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식품 부문 가격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대체로 안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전체 식품 가격은 전달에 비해 0.2% 올랐고, 연간 상승률로 보면 4.3% 올랐습니다. 식품비는 집에서 요리해 먹을 때의 가격과 외식비로 나뉘는데요. 집에서 먹는 비용은 전달인 7월과 같은 수준인 0.2%로 올랐고, 외식비는 0.3% 상승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국 주요 식료품점 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류와 가금류, 생선, 계란의 물가 지수가 0.8% 상승했고, 반면 유제품과 과일 및 채소 물가 지수는 각각 0.4%와 0.2%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가격 변동 폭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 지수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8월 근원 CPI는 전달에 비해 0.3% 올랐고요, 연 4.3%를 기록했습니다. 임대료와 자동차 보험, 의료보험, 개인 생활 지출 등에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근원 CPI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더 잘 보여주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지표인데요.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월별 근원 CPI 상승 폭이 꾸준히 0.2%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따라서 8월 근원 CPI가 인플레이션 방향을 완전히 돌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은 좋지 않게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발표된 CPI에 대해 입장을 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CPI 보고서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도,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겪는 부담을 인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청정에너지 투자를 포함해 에너지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CPI 보고서는 고용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근원 물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향해 내림세를 보인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