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화호중앙교회 화재 “이대로 무너질 수 없습니다” < 교단일반 < 교단 < 기사본문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정읍 화호중앙교회 사택.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정읍 화호중앙교회 사택.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다. 조금만 더 하면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불이 나서 많은 것을 태워버렸다. 그 불은 남은 사역의 열정마저도 집어삼키려 한다.


전남 고흥에서 목회하던 한융희 목사가 임지를 전북 정읍으로 옮겨, 화호중앙교회에 부임한 것은 5년 전 일이다. 45년 된 예배당은 곳곳이 불안했고, 조립식으로 달아낸 사택은 늘 습기가 차올라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더 큰 문제는 다섯 가정 밖에 안 되는 성도들, 그 중에는 90살 100살을 헤아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과 함께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무지 답이 서지를 않았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건물은 조금씩 고쳐내고, 성도들은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도록 북돋웠다. 그렇게 조금씩 환경이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교우들의 협력에 한 목사는 큰 힘을 얻었다. 소수였지만 뭉치는 힘이 대단했고, 목회자의 부름과 요청에는 두말없이 따라주었다.


이들과 함께 금요일이면 이웃 소향교회에서 만들어 보내준 빵을 들고 나가 전도하며 주민들의 마음을 열었다. 최근에는 담임목사 부부가 손수 바리스타자격증을 따고, 교회 친교실에 커피기계까지 들여놓으며 이웃들을 섬기는 마을카페 운영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여름부터 시작된 온 교회 작정기도는 30일을 넘기며 달아오르고 있었다. 누구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그 가능성이 어렴풋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9월 3일 새벽, 누전으로 발생한 불꽃이 사택을 순식간에 완전히 태워버렸다. 나란히 이어진 예배당이나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집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은 것은 한 목사 부부와 나란히 잠들어있던 의용소방대 출신 아들의 기민한 대처 덕분이었다.


그러나 불길 속에서 옷 한 번, 책 한 권을 건지지 못한 세 식구는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다. 화재를 진압하던 중에 아들이 입은 몇 군데의 화상과 내상도 걱정이지만, 이제 막 회복될 조짐을 보이던 교우들의 희망과, 교회를 향한 이웃들의 신뢰가 다시 무너질까 싶은 게 더 큰 고민이다.


“하나님께서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화재를 계기로 우리 교회가 더욱 새롭게 변화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습니다. 주의 도우심을 바라보며 좌절하지 않으려 합니다.”


한 목사는 재난 소식에 놀라 찾아온 전서노회와 신태인시찰 소속 동역자들의 위로에 요즘 큰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도움만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당장은 임시로 친교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지만, 한 목사 가족들이 곧 돌아올 겨울을 무사히 나려면 어서 속히 복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부족한 살림 중에도 이웃들의 고통과 아픔을 돌아보는 교회, 복음의 통로로서 역할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는 교회. 화호중앙교회의 이 비전은 우리의 사랑이 보태질 때 성취될 수 있다.


후원계좌: 농협 356-14161597-63(한융희) 문의: 010-2864-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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