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만 ‘좋아요’ 상대편은 ‘극혐’…편협한 공감이 혐오를 낳는다[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동아일보


우리는 왜 서로를 혐오하나(1)

공감 능력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우리 편에게만 쏠린 편애와 과잉 공감은 나와 입장이 다른 상대 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크게보기공감 능력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우리 편에게만 쏠린 편애와 과잉 공감은 나와 입장이 다른 상대 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극혐’ ‘○○충(蟲)’ 같은 혐오 표현들은 꽤 불쾌하고 과격한 표현이지만, 이젠 일상용어처럼 널리 쓰인다. 누군가를 극도로 혐오하고, 벌레 취급하는 일이 잦다는 건 우리 사회에 그만큼 편가름과 차별이 심각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정치 이념, 성별, 인종,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노골적인 혐오를 쉽게 드러낸다.

사회 전반에 공감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공감 과잉’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관건은 공감의 방향이다. 내가 속한 ‘우리 편’에만 과한 공감이 쏠리면, 상대편에게는 차별과 혐오가 생기기 마련이다.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충’이나 여성을 비하하는 ‘김치녀’ 같은 혐오 표현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철저하게 우리 편 입장만 공감하며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리다’는 사고가 공고해지면, 상대편은 ‘극혐’의 대상이 된다. 이같은 선택적 공감은 소속감을 강화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적을 만들기도 한다.

더러운 것 보면 도망…생존 반응으로서의 ‘혐오’

사실 혐오감은 생존과 직결된 원초적 감정이다. 다만 원시시대 혐오의 대상은 눈, 코, 입으로 느낄 수 있는 1차원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엔 상한 음식, 동물 사체, 배설물 등을 잘못 접촉하면 감염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먼 옛날부터 오감으로 불쾌함을 감지해 혐오스러운 것들로부터 도망쳐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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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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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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