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과 학생인권은 동행 관계, 공존 가능하다” < 피플 < 기사본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무너진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교권이 강화될 경우, 반대로 과거와 같이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교권 회복을 이루면서 학생인권도 존중받는 방안이 없을까. 또한 이를 위한 크리스천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교대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고 현재는 총신대학교에서 미래의 교사를 키우는 김한나 교수(교직과)에게 들어봤다.


초등교사를 지냈고 현재 총신대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김한나 교수. 김 교수는 교권과 학생인권은 동행의 관계이고, 같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사를 지냈고 현재 총신대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김한나 교수. 김 교수는 교권과 학생인권은 동행의 관계이고, 같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7년간 서울지역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한 김한나 교수는 당시에도 교권 침해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부모에 의한, 고학년의 경우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막말과 협박 등 언어폭력부터, 심하게는 상해나 폭행 사건도 일어났다. 또한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들의 부당한 수업 간섭이나 성희롱도 교권 침해 사례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김한나 교수에 따르면 올해 교사노조연맹에서 교사 1만 1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87%가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교직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은 약 70%로 나타났다. 또한 91.3%가 부장교사를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제는 교사가 승진해 부장교사가 되는 것을 희망하지 않고, 담임을 맡는 것도 기피하고 있다. 학교마다 매년 학기 초 담임교사를 구하는 게 일이다. 감당할 범주를 넘어선 학부모의 민원, 학교폭력과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 위협 등으로 교사들이 교과 지도만 하고 최대한 학생을 만나지 않으려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강화가 교권 침해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김한나 교수는 일차원적인 문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보다 더욱 복합적인 문제가 존재하고, 학생인권 강화와 더불어 교사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결과 교권 추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교권 침해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 강화의 영향으로만 볼 수 없다.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 즉 신뢰 문제, 교육활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 부족 즉 소통 문제, 교사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진 것도 원인이다. 오히려 학생인권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교사의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과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대안 등이 함께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초래됐다.”


김한나 교수는 한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교권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이초등학교 사건이 일각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인권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아울러 교사, 학생, 학부모의 갈등 구도로 가서도 안 된다고 했다. 특히 김한나 교수는 교권과 학생인권은 ‘동행의 관계’라고 힘주어 말했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한나 교수. 김한나 교수 뒤로 초등교사 시절 제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플랜카드와 총신대 제자들의 감사편지가 보인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한나 교수. 김한나 교수 뒤로 초등교사 시절 제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플래카드와 총신대 제자들의 감사편지가 보인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대립의 개념이 아니라, 공존과 협력의 개념이다. 교사와 학생이 동행 관계이듯이 교권과 학생인권은 같이 보호받아야 할 동행의 관계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상호존중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교권 침해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교회와 크리스천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 김한나 교수는 교육 전반에 적용되어야 할 명언으로 잠언 22장 6절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를 제시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잠언 22장 6절 말씀처럼 크리스천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 속에서 마땅히 가르칠 것을 가르치고 지도받는 교사, 학생, 부모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공동체적 관계 형성을 거울삼아 선생과 제자,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부모 간의 상호 소통과 존중의 건강한 관계맺음을 배워나갈 수 있다. 특히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가르치는 교회, 배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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