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정신건강, 치유, 회복,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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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러므로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마다 마치 새것과 옛것을 그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과 같으니라 (마태복음 13:52)”.

예수님께서 7가지 천국 비유를 끝맺으면서, 제자들에게 배운 것을 적절하게 사용하라고 당부하십니다. 모세의 제자였던 기존 서기관들과 구별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 이라 불렀습니다. 기존 서기관들이 모르던 ‘천국’ 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새것과 옛것을 그 곳간에서 내어온다는 것은 최근에 새로 배운 진리이든 예전부터 알고 있던 진리이든(새것은 신약, 옛것은 구약이라고 보기도 한다) 쌓아 두지만 말고 적절한 때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44-46절에 나오는 보화와 진주 비유의 요점은 하나님 나라가 무한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소유보다 귀하다는 점입니다. 어떤 면에서 하나님 나라는 외적 표시나 가시적 영광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상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축복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나라는 다른 모든 소유보다 값진 보화이며, 가치에 있어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하는 진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루하고 무거웠던 장마가 끝나고 7월 역시 마지막 하루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긴 장마로 짜증과 불편을 샘이라도 내듯 사하라 같은 뜨거운 열풍이 작렬해 온 세상이 뜨거워져, 연신 불을 내뿜는 듯한 열기가 가득합니다. 고온 현상에서 끓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지구의 아픔은 곧 진노의 타작마당으로 매듭지어지는 수순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역시 인간은 자연 앞에 속수무책인, 미약하고 나약한 존재입니다.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지구촌에서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와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인간의 탐심에서 비롯된 무분별한 개발 때문입니다. 지구는 갈수록 쇠약해지고, 여전히 인류는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환경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갑니다.

가족이나 친지가 불치병이나 암에 걸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치려 안간힘을 다 쏟지만, 정작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인 자연이 병들고 암에 걸려 수명이 다해 가는데도 수수방관합니다.

자연환경이라는 불치의 암을 속히 다스리고 고쳐야 하는데, 재난으로 멸망이 성큼 다가선 것도 모른 채 지금도 변함없이 자연을 훼손하고 있으니 낭패 아닐까요?

특히 7월은 환경오염 때문인지, 폭염과 폭우 등 천재지변 때문인지, 지구의 수명과 인간들의 죄로 말미암아 홍수를 불러 일으킨 노아 시대의 길로, 사악한 범죄놀이에 물들었던 소돔과 고모라의 길로 점점 다가가는 세상 앞에서, 의인 10명이 없어 멸망하는 모습이 또 재현될까 심히 안타깝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냇물에서 멱을 감고 수영을 하던 필자의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먹을 것이 없어 참외밭이나 수박밭에서 서리를 하던 고향의 그리움도 떠오릅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던 시절이라, 기껏 해야 부채로 더위를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무더운 더위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마다 여름방학이 오면 한껏 들뜬 마음이 됩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 바다로, 계곡으로, 혹은 해외로 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올 여름 지구 온난화를 보니,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은 들고 다니는 아이스 주머니뿐 아니라 아이스 커피나 주스 등 먹을거리가 다양해 돈만 있으면 언제든 사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기껏 통을 메고 다니던 아이스께끼를 사먹었던 생각이 새삼 떠오릅니다.

용돈이 모자라면, 특히 친구들과 다른 지방으로 놀러갈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이스께끼 통을 들고 열심히 팔았던 추억도 떠오릅니다. 다 팔지 못해 남은 아이스께끼가 모두 필자의 입으로 들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먹는 게 남는 거다’라는 혼자만의 경제논리로, 아이스께끼를 다 팔지 못하고 대신 물어준 일도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시작으로 7가지 비유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며, 하늘나라 보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전부터 전쟁이 많아, 자기 재산을 은전이나 패물로 바꾸어 항아리 그릇에 담아 자신의 땅에 파묻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전이나 종이돈을 장독 안에 숨겨두고, 손님이나 수상한 사람이 들어오면 그쪽으로 눈이 자주 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은행이나 금고가 있었다면 편리하게 사용했을텐데, 통째로 단지를 잃어버려 어렵사리 모아둔 재산을 모두 잃고 눈물과 한숨으로 억울한 세월을 이겨냈던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땅에서 일꾼이나 소작인이 경작을 하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유대 법에 의하면 그렇게 발견된 보물은 일꾼과 주인이 적절한 비율로 나누어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그 밭을 사서 보물을 차지하면 고소를 당할 수도 있으니, 분별을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하나님께 다른 소원 말고 지혜와 분별력을 달라고 청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분별력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 즉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천국은 하늘나라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들이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으며, 우리 자신의 역사 속에서 옛것도 꺼내고 새것도 꺼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열왕기상 3:9)”. ‘지혜로운 마음’을 직역하면 ‘듣는 심장’입니다. 히브리인들에게 심장은 인식과 판단의 중심이었습니다.

지혜로운 마음, 즉 듣는 심장이란 잘 이해하고 그대로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솔로몬은 하나님 말씀을 듣고 깨달아, 그에 복종해 백성들을 바르게 다스리고 판단하기를 충심으로 원했던 것입니다.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맞은지라(열왕기상 3장 10절)”.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기도를 특히 기뻐하신 이유는 그가 개인적인 동기로 장수나 재물의 풍요함을 구하지 않고,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지혜를 구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태복음 6:33)”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안에 있는 것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모든 것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보물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 상처들은 굳이 일부러 끄집어내지 않아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발견됩니다. 그럴 때 상처를 받았다고 섭섭하게 여기지 말고, 발견한 상처를 보물로 여겨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상처는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상처라는 보물을 발견하여 치유하고 해방되어, 하늘나라를 지금 여기서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코로나19도 여러 변곡점을 거치더니 마침내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덕분에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기쁨이 생겼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어느덧 청록으로 짙게 물이 오른 산책길을 걷다가, 치자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꽃송이 하나 하나 향기 속에 심취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꽃향기로 기억되거나 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자, 문득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성경 속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의 향기는 세상 어떤 것들로 인해 피울 수 없는 그런 향기가 아닙니다. 세상이 주는 갖은 향기는 잠시일 뿐 영원한 향기가 아니기에, 향기 역시 분별할 줄 아는 선민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달콤한 향기에 젖어 일을 그르친다면 그것은 사탄의 방해에 의한 꼼수에 불과할 것입니다. 저 아름다운 낙원을 향한 아름다운 꽃들이 환하게 피어 향기를 맘껏 뿜어내길 바랍니다. 내 안의 천국 보화가 넘실거리며, 선민들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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