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보다 인권 우선’ 전략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 사회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북한 인권, 핵·미사일에 희생당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해야
北 주민들에 3가지 이야기 전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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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기념촬영 모습. ⓒ평화한국

‘정전협정 70년과 북한 억류자 송환을 위한 남북한 및 국제사회 협력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가 7월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평화한국(대표 허문영)이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김정욱·김국기·최춘길 등 북한 억류 선교사들의 송환과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6.25 전쟁의 역사적 의의’, ‘정전협정 70년의 역사’를 주제로 오전 일정이 진행된 후 오후 1부에는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남북협력 방안’을 주제로 허문영 대표가 좌장을 맡고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美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이 발제했다.

◈북한 인권 증진 위한 남북 협력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처럼, 남북한 관계도 그동안 인권 외에 핵과 미사일 등의 문제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한국은 화해 추구를 비롯해 평화와 안보, 그리고 통일과 인도적 지원 등에 신경을 기울여 왔다”며 “이러한 이유들로 북한 김씨 3부자의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은 30년 이상 군사 및 안보 문제에 희생돼 왔다”고 우려했다.

화상 연결로 진행된 발표에서 그는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근로자들까지 탄압하고 착취한다. 핵으로 무장하려는 북한 정권은 그 자체가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이자 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인권 침해는 곧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북한에 대해 ‘인권 우선 전략’을 바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美 국무부의 최근 북한 인권 보고서는 북한 정권에 의한 불법 또는 임의의 살인, 강제 실종, 고문, 잔인하고 비인간적 대우와 처벌 등 ‘중대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발표했다”며 “상황이 개선됐다는 증거는 없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8-12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붙잡혀 있고, 위성 관찰 결과 수용소들은 여전히 가동 중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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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평화한국

그는 “2022년 3월 토마스 퀸타나는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19 대응으로 통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며 “김정은은 권력 장악 후 북-중 국경 지역에서 경비를 강화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도록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실제로 2020년부터 탈북민들이 급격히 감소했고, 중국 내 탈북민들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또 “김정은 정권은 외부 정보 유입에 탄압을 한층 강화했다. ‘불법’ 해외 미디어 소비와 배급에 대한 형법 조항을 개정하고, 전자기기 접근 제한을 위한 기술까지 도입했다”며 “2020년 12월, 북한 정권은 ‘반동사상 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승인되지 않은 외국 문화 콘텐츠 사용·저장·배포를 금지시켰다”며 “2021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념적 통제 강화 법률도 채택했다”고 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 증진 전략은 한국 정부를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 특히 IT 기업 등 민간 부문, 그리고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 각종 관계자들이 협력해야 한다”며 “모두 함께 정보와 내용을 생산하고 이를 분석하고 이해시킴으로써, 북한 인권과 정보환경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전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주민 2,500만여 명 대부분이 김씨 3부자에 의한 피해자들이다. 북한 정권은 강요와 통제로 유지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 세계의 정보가 필요하다”며 “북한 주민들이 모르고 있는 자신들의 인권, 김씨 3부자의 부패, 그리고 한국 등 외부 세계 등 ‘3가지 이야기’를 계속 전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김씨 일가는 정치적으로 내부 반대가 없는 독재 체제이지만, 유일한 위협이 바로 남쪽의 또 다른 한국, 즉 대한민국”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 주도 통일만이 그들의 인권을 현저히 향상시키고 그들의 삶을 21세기로 이끌 유일한 방법임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권 외교도 중요하다. 한국은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EU와 일본, 호주 등과 ‘자유민주주의 연합’을 다시 결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베트남과 남아프리카 등 유엔에서 우리와 연대하지만 북한도 보호하고 있는 회원국들에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 유엔 총회와 인권위원회의 더 강력한 북한인권 결의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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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이 화상으로 발표하고 있다. ⓒ평화한국

이와 함께 “통일부와 외교부는 언급했던 ‘인권 우선’ 정책을 펼쳐야 한다. 중국 내 수천 명의 탈북 난민들과 붙잡힌 탈북민들의 강제북송 금지 등을 요구해야 한다”며 “북한인권 단체들을 지원하고, 전단이나 라디오, USB 등으로 언급한 ‘3가지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와 장애인, 수감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접근도 ‘인권 우선’에 따라 모니터링 가능한 시스템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지난 30여 년간 국제사회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로 인권을 희생해 왔지만, 북핵 문제는 계속되고 있고 주민들 인권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므로 이제 한국이 ‘인권 우선’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제한적인 성공만 하더라도, 북한의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진영, 한반도 인권 개념 부재
인권 책임 규명 국제 압박 동조를
여성과 아동, 장애인 인도적 지원
자유권보다 저항 적은 ‘관계’ 활용

◈북한 인권 증진 위한 기독교 역할

이어 하광민 교수(총신대)는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북한은 자국민에 대한 인권 탄압을 지속하고 있으며,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더 심해지는 형국”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 역할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 북한 인권은 사회·정치 문제인 동시에 종교의 자유 등 기독교와도 밀접히 연결되는 사안”이라고 운을 뗐다.

하광민 교수는 “국내 진보 진영은 한반도의 특수성을 강조해 북한 인권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 국내 인권에서는 진보의 논리가 인권 개선의 주 동력이었지만, 북한 인권에서는 다른 논리를 펴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 인권 제기가 북한 인권을 악화시키고, 현실적 수단이 없다고 한다. 이를 두고 박명림은 한국 민주·진보 세력에게는 남한 민주화를 주장하던 ‘남한’ 인권 의식을 넘어선 ‘한반도 인권 개념’이 부재하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하 교수는 “북한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수한 체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식 사회주의, 소위 주체사상으로 세워진 수령 중심 체제로 북한은 여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며 “그 안에서 북한 주민들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기독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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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평화한국

그는 “첫째로 북한 인권 탄압 책임 규명 활동에 대한 국제적 압박에 동조하고,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2017년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인 석방을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며 “6명 중 3명은 선교사들이므로, 국내 기독교계가 무관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들의 석방과 국내 송환에 대해 기독교계는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둘째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북한은 여성과 아동, 장애인 권리 등 비정치적 인권 개선 요구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으므로, 기독교계는 북한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분야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유엔 내 기독교 정신을 가진 단체들과 협력해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한다”고 했다.

하광민 교수는 “자유권 측면에서 북한 당국을 압박하면 저항하며 반발하므로, 여기에 ‘관계권’을 추가한다면 북한도 발전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며 “인간은 관계적 존재이기에, 인권을 정의할 때 관계로부터 정립된 개념을 한반도 상황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분단 자체가 이산가족에게 ‘관계권의 침해’이므로, 북한 당국에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기독교인은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할 때, 북한 주민들의 신앙의 자유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국 기독교에서 북한 지역은 뿌리와 같은 지역이다.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은 한국기독교의 근원을 형성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독교를 비롯한 신앙을 가장 철저하게 탄압하는 아이러니한 곳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 기독교는 초기부터 탈북민 돕기를 선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2007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들 중 기독교인 비율이 34.87%로 가장 많고, 목회자도 가장 많이 배출했다”며 “탈북민들이 계속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모든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함께해야 한다. 이들의 성공적 정착은 북한 내 가족·친지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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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모습. ⓒ평화한국

결론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은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진 사안이다. 북한 인권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악이라 할 수 있다”며 “북한의 인권 탄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여로 조금씩 제도 개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더욱 폐쇄적 정책으로 회귀했다”고 진단했다.

하 교수는 “한 국가의 인권 변화는 단기적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다가서야 한다. 2013년 COI의 북한인권 조사보고서 발간 10년이 지난 지금도 갈 길은 멀지만, 지난 시간은 북한 내부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운 시기였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기독교계도 장기적 호흡으로 국내외 활동을 지속한다면,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거두는(시 126:6)’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북한 억류 선교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남북한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대만과 러시아, 프랑스 등 각국 대표들을 패널로 하는 좌담회가 이어졌다. 2부 개회식에 앞서 문화나눔 몬도의 북한 억류자 아내 인터뷰 등 ‘갇힌 자’ 음악극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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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영상 축사를 전하고 있다. ⓒ평화한국

앞선 개회사에서 박명수 회장(한국정치외교사학회)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이승만 박사가 북한 동포들에게 한 말을 다시 곱씹고 싶다”며 “북한의 수많은 동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굶주림과 고통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민족이 여전히 기본 목표를 한반도 통일과 북한 동포의 자유 확보라고 생각하는지 되돌아볼 때”라고 말했다.

박명수 회장은 “지금 우리는 북한 선교사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북한에 들어간 우리 동포를 석방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기본 목표인 북한 동포의 자유를 확보하는 첫걸음”이라며 “이 첫걸음이 놓인다면 다음 발걸음도 가능할 것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첫걸음을 바로 놓으면 이미 절반을 달성한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그런 반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서면 축사에서 “김정욱 선교사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억류돼 있다. 이 분들을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오시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윤석열 정부는 북한 억류자 석방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걸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하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권영세 장관은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22년 11월 한미일 정상회담,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억류 국민의 조속한 석방에 대한 한미일의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는 북한에 억류되신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는 그 날까지 우리 국민, 국제사회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축사를 전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평화와 인권을 기반으로 연결된 인도주의 원칙은 오늘날 억압과 고립과 고통 중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새로운 길을 함께 모색하도록 한다”며 “제한된 정보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늘어나고 있고, 제한된 자유마저 더 축소되고
있다. 북한 인권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북한 일부 지역은 식품, 의약품 및 보건이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 주민들은 1월 한파에 동사했고, 일부는 난방비가 없거나 집 없이 노숙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집을 팔기도 했다. 여성들은 장마당 감소로 생계 유지 수단을 잃었다”며 “지난 3년 반 동안 북한 국경 폐쇄와 장마당 제재 강화로 일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제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모른 척 방관하거나 방치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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