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 우주발사체 인양 후 공동조사 합의|동아일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동을 갖고 있다. 국방부크게보기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동을 갖고 있다. 국방부

한미가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의 2단이 포함된 동체 등 서해로 추락한 잔해물이 인양되면 이를 공동 조사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우주발사체 관련 기술의 실체를 밝히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3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전 10분 안팎의 약식 회담을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어떤 기관에서 과학기술자들이 공동 조사를 할지는 향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2년 12월에도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 ‘은하-3호’ 잔해물 중 1단 추진체 산화연료통 등을 인양한 뒤 한미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잔해물 분석을 진행해 북한 미사일 기술을 파악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천리마-1형 발사 당일 발사 1시간 30여 분 만에 서해상에서 길이가 15m, 지름 2~3m에 달하는 대형 잔해물을 찾는데 성공했다. 이는 총 3단으로 길이 30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천리마-1형 중 2단이 포함된 동체로 추정됐다. 군 당국은 이 동체를 발견한 직후 이를 수면 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이내 수심 75m 해저로 가라앉아 3일 현재까지 인양을 시도하는 중이다. 군은 수상함구조함인 통영함과 광양함에 이어 청해진함을 추락 해역에 투입해 동체 인양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3일 추락 해역의 유속이 빨라 인양을 위한 수중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해역 100km 일대에는 북한 발사체의 비밀을 밝혀줄 1단 및 3단 로켓, 위성 탑재부와 페어링, 군사 정찰위성 등 핵심 동체와 부품이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미를 계기로 한국 방위를 위한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을 담아 한미 정상의 합의한 ‘워싱턴 선언’과 이 선언에 명시된 핵협의그룹(NCG) 신설과 관련한 양국 국방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밝혔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 약식 회담에 앞서 진행된 본회의 연설을 통해서도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워싱턴 선언을 언급하며 “양국 정상이 발표한 역사적인 워싱턴 선언을 통해 우리는 연합 훈련, 정보 공유 등에 있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한국과 깊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4일 한일 국방수장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여는 가운데 한일 국방 당국 교류의 가장 큰 걸림돌인 초계기 문제와 관련한 해법이 도출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일이 양국 입장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고 이를 봉인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날 이종섭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 이후 ‘한일관계’에 대한 청중의 질문을 받고 “한일 관계는 과거 역사에 매몰되기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양국 간에 형성돼있다”며 “특히 북핵 위협은 서로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이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 한일 장관 회담에서 대승적인 해법이 나올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싱가포르=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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