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현재 임금은 그렇지 않은 여성의 84.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만 25~54세 대한민국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만 25~54세 여성 중 전 생애에 걸쳐 결혼, 임신·출산, 육아·교육, 가족구성원 돌봄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42.6%였다. 경력단절 평균 발생연령은 29세, 경력단절 기간은 8.9년으로 나타났다.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경험은 58.4%, 무자녀의 경우 25.6%로, 모든 세대에서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이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보다 경력단절 경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3월 이후 일을 그만둔 여성의 65.6%가 30대이며, 일을 그만둔 당시 53.9%가 대면업무가 많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일을 그만둔 직접적 요인은 ‘긴급한 자녀돌봄 상황의 대응방안의 부재’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경력단절 이후 첫 번째 일자리의 현황을 살펴보면 ‘사무직’은 23.7%p, ‘전문가’는 5.2%p, ‘상용직’은 36.7%p, ‘전일제’는 16.9%p씩 각각 비중이 감소했다.
반대로 ‘판매직’은 14.0%p, ‘서비스직’은 12.5%p, ‘임시직’은 9.4%p, ‘고용원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는 16.4%p씩 비중이 증가했다.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경력단절 이후 평균 8.9년이 지난 뒤 얻는 일자리의 경우 경력과 기술의 마모로 인해 이전의 사무직 일자리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단순하게 처음 진입할 수 있는 판매·서비스직으로 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임금은 경력단절 이전의 84.5% 수준이며,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현재 임금은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의 84.2% 수준으로 경력단절이 임금격차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당시 재택·원격근무를 사용한 여성은 22.5%,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는 28.5%,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21.1%,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으로 복귀한 비중은 54.3%로 2019년에 비해 활용 비중이 각각 8.7%p, 2.8%p, 2.0%p, 11.1%p씩 증가했다.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에 복귀하지 못한 사유는 자녀양육과 일 병행의 어려움(39.9%) 믿고 돌봐줄 양육자 부재(29.7%) 믿고 맡길 시설 부재(10.7%) 순이었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적극적 구직활동은 38.6%로 2019년도에 비해 6.0%p 증가했고, 구직활동 평균 기간은 11개월로 2019년도에 비해 5.5개월 단축됐다.
출산 등으로 경력단절의 위기가 있었으나 경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구성원의 양육 지원(43.2%) 지금 힘들어도 미래발전 있는 일이어서(30.7%) 일?양육 병행 가능한 직장문화(11.6%) 순으로 나타났다.
비취업 여성의 경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8.1%)에 대한 정책 요구가 많았고, 취업 여성의 경우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35.6%)에 대한 정책 요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경력단절여성의 노동시장 조기 재진입 지원과 함께 경력단절이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력단절여성의 양질의 일자리 진입을 위한 신기술 및 고부가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재직여성의 경력유지?개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직장문화 조성 등 경력단절 사전예방을 위한 정책을 민간기업 및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여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구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제7조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이며 가구 방문, 개인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