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2일, 러시아 기관과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제재를 회피하도록 도운 20여개국 120개의 단체와 개인들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 관련 기관에 우크라이나 위성 이미지를 공급한 중국 ‘더화우항기술유한공사’, 러시아 민간군사 기업인 ‘패트리엇PMC’ 등이 신규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 ‘철강왕’으로 불리는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제재 회피를 지원하는 네트워크와 우스마노프가 회사 대부분을 통제하는 데 사용하는 ‘USM홀딩’ 등도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국무부는 또한 학생을 군사화하고 세뇌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 러시아 단체 2곳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 영국 정부도 제재 단행
러시아 철강 재벌 우스마노프를 돕는 네트워크에 대한 제재는 이날(12일) 영국 정부에서도 나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우스마노프와 로만 아브라모비치 전 첼시 구단주 등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 특권층)의 재산 은닉을 도와준 사람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제재 대상자인 이들이 재산을 숨기도록 지원한 사이프러스 기반 변호사 등 2명에게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조치를 단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이날 미국 정부의 조치와 같이, USM 홀딩을 비롯한 우스마노프의 금융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런던에 있는 9천만 파운드(미화 약 1억1천200만 달러)짜리 ‘비치우드 하우스’ 저택 등 우스마노프와 관련된 자산이 계속 제재된다고 영국 외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우스마노프와 아브라모비치 당사자들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의 제재 대상입니다.
■ “러시아 전쟁 역량 제한에 필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12일) 발표한 제재 관련 성명에서 “제재 회피를 단속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수행 역량을 제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3국 행위자들을 포함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주요 종목 수출입 금지를 비롯한 다각적인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제3국 조력자들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날 앞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중국 소재 신생기업들이 미국 반도체를 러시아에 대량 수출하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닛케이 특집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반도체 수입 자료를 분석한 결과 1회 10만달러 이상의 고액거래 3천292건 가운데 약 70%인 2천358건이 미국 회사명이 적힌 반도체였습니다.
총액 규모는 최소 7억4천 만달러에 이릅니다. 이같은 규모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약 2억7천만 달러의 3배에 가깝습니다.
수출원의 75%는 홍콩과 중국 본토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