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뇌전증(간질)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는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혐의를 받는 OK금융그룹 남자프로배구단 소속 조재성이 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병역면탈합동수사팀은 이날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 씨를 소환조사했다. 조 씨는 당초 5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을 하루 앞당겨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2월 현역 입영 대상이었던 조 씨가 병역 브로커를 통해 진행한 재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탈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조 씨를 도운 브로커 A 씨는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면제나 감면을 받게 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지난해 12월 21일 구속기소 됐다.
조재성은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조 씨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입대를 연기해왔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벌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OK금융그룹 구단은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고, 한국배구연맹(KOVO)도 이달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그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KOVO는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면 상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병역 비리는 상벌규정상 자격정지 및 제명 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사안이다.
조재성 외에도 프로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 등 최소 70명 이상이 이번 병역 비리 사건에 대거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명의 병역 면탈자를 수사 중이나 직업이나 종목을 특정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수사 검사와 수사관을 2배로 늘리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