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검찰 소환조사에 최종 불응한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총선을 앞두고도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경우 이 대표를 향한 탈당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명계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 관련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과거엔) 대통령에 대해서도 탈당 요구가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을 쫓아가지를 못한다면, 그리고 그 원인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고 판단이 선다면, 검찰이 아무런 증거도 들이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런(탈당) 요구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당 내 분위기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검찰이 정확한 물증과 증거를 들이대지 못하고 있으니 임계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하는 지점까지 됐을 때 이제 끓어오르기 시작하지 않겠나. 그 때 되면 아마 전혀 다른 국면이 민주당 내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이 의원 등 비명계 의원 30여 명은 당 내 ‘반성과 혁신’ 토론회를 내년 초부터 ‘민주당의 길’로 이름을 변경하고 규모를 더 키우기로 한 상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검찰 행태와 관련해 알릴 건 알리고 그 중 잘못된 것이 있으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이 정치권을 끊임 없이 정치 보복으로 몰고 가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 상황을 “방 안의 코끼리”라며 “모든 사람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날에 이어 호남 지역 민생 행보를 이어간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를 열고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윤석열 정부)의 무능, 무책임함이 가려지겠느냐”며 “이재명이 죽으면 끝이냐. 또 다른 이재명이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함께 싸워야 한다”고 했다. 당 최대 텃밭을 찾아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지금 ‘검찰 하나회’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나만 살면 되니 너는 죽어’라는 사고로 세상을 어떻게 이끌겠느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