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장동 사업 수익을 은닉하는 것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 씨 최측근 2명이 16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으로 화천대유 이사인 최우향 씨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에 대한 영장심사를 각각 3시간, 2시간 30분 가량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수사기관의 추징과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220억 원 가량의 천화동인 1호 자금을 인출해 일부를 수표로 보관하는 등 약 260억 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 동안 검찰은 김 씨 등 대장동 사업자들이 실명·차명으로 소유한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등 총 800억 원 상당을 동결하고 추가 은닉 재산을 추적해왔다. 조사 결과 이들은 김 씨의 지시를 받고 화천대유 자금 수십억 원을 이용해 수원시 권선구 일대 땅을 김 씨 명의와 차명으로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심사에서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수상한 돈거래를 해온 만큼 범죄수익을 추가로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신병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 씨와 이 씨 측은 지난해 9월 대장동 수사가 시작된 뒤 화천대유 법인 계좌가 가압류되면 공사 대금과 직원 급여를 못 줄까봐 회사 운영 자금을 미리 수표로 찾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조직폭력배 출신 최 씨는 지난해 10월 1차 구속영장 기각 때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구치소 앞으로 마중을 나가 ‘헬멧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검찰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김 씨가 최 씨에게 80억 원가량을 건넨 사실을 확인해 조사하고 있다. 김 씨와 성균관대 동문인 이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으로 화천대유의 ‘금고지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4일 본인 소유의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병원으로 이송된 김 씨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은 “김 씨의 폐와 간이 손상돼 고인 피를 빼내는 수술을 했다”며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