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냉연공장도 부분 가동중단… 시멘트 공급부족 건설중단 속출
있다. 창고, 도로 등에 완제품을 쌓아왔던 포스코는 결국 이날부터 선재 생산을 중단했고, 냉연 제품도 감산에 돌입했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일주일을 넘기면서 철강은 물론 시멘트,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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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인 13일 제철소 가동이 일부 중단되고 레미콘 공급 차질로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이 속출했다. 산업계 피해액이 총 1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는 이날 포항제철소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제품) 1∼4공장, 냉연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포스코 공장 가동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품 출하가 막히며 적재공간이 부족해진 영향이 크다. 현대제철도 하루 4만 t의 제품이 제철소에 쌓였다.
시멘트 출하가 끊기고 레미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건설 현장도 멈춰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골조 공사는 사실상 중단된 셧다운 상태”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일부터 12일까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에서 1조5868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들어온 피해 건수는 160건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화물연대 조합원의 32%인 705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물동량 최다인 부산항에서 컨테이너가 쌓인 비율(장치율)이 79.6%로 포화 상태에 육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계 피해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만큼 다각도로 대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가 9일부터 12일까지 벌인 4차례 교섭이 모두 결렬된 가운데 양측은 이날 교섭을 재개하지 않았다. 화물연대는 이날 “국민의힘이 입장을 돌연 번복해 교섭이 막판 결렬됐다”고 주장했지만 국토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표가 파업 쟁점인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연말 종료되지만) 시한 연장에 이견이 없다”고 밝혀 절충안 모색의 여지를 열어 뒀다. 경찰은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16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총 체포 인원이 60명으로 늘었다.
레미콘 공장 90% 이상 가동 중단… 건설현장 골조공사 대부분 스톱
화물연대 파업 1주일… 피해 ‘눈덩이’
포스코, 제품 더이상 둘 데 없어… 사상 처음으로 생산 중단 나서
현대제철, 아직은 정상 가동하지만, 하루 4만t씩 공장 내부에 쌓여
車업계 “태스크포스 가동 공동대응”
걸렸다.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한 레미콘 공장 앞에 운행을 멈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고양=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포스코가 13일 일부 제품 생산 공장을 멈추면서 산업계 전체에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제품은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전 분야에 걸쳐 반드시 필요한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이어질 경우 ‘물류 마비’를 넘어 상당수 산업군의 ‘생산 마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는 이날 포항제철소 선재 1∼4공장의 모든 라인을 멈춰 세웠다. 냉연 제품의 경우 포항제철소에 위치한 두 개의 공장 중 가전제품과 건축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공장이 멈췄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포스코의 철강 제품 중 선재와 냉연의 비중은 각각 6.8%, 17.4%다. 포스코가 화물연대 파업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7일부터 포항제철소 하루 2만 t, 광양제철소 하루 1만5000t 등의 출하 차질을 겪어 왔다. 이에 자체 창고나 제철소 내부 도로, 공장 주변에 생산된 제품을 쌓아 두는 식으로 대응해 왔으나 수용 한계를 넘어서면서 생산 중단에 나선 것이다.
현대제철도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하루 4만 t의 제품이 제철소 내부에 쌓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까지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당진제철소에서만 하루 1만8000t이 적체돼 대응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이 다가온 만큼 열과 비를 피해야 하는 고가의 냉연 제품을 보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고로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시멘트·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도 올 스톱 위기에 놓였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닷새째인 이달 11일 하루 출하량은 1만1100t으로 성수기 평균 일일 출하량(17만4000t)의 6.3%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루에만 152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재고 급증으로 완제품 생산을 멈춘 공장은 이미 꽤 된다”며 “반제품을 만들어 두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멈출 수 있다”고 했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전국 레미콘 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레미콘 업체 중 대형사에 속하는 유진기업은 이날 전국 24개 공장 중 22곳을 멈춰 세웠다. 삼표산업은 파업 이틀째인 8일부터 17개 모든 공장에서 레미콘 생산을 중단했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미 수도권 레미콘 공급은 끊겼다”고 했다.
건설업계도 비상이다. 당장 콘크리트 타설이 필요한 골조 공사는 대부분 멈춘 상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보통은 3∼4월에 터파기 등 기초공사를, 6월에 골조 공사를 착수한다”며 “콘크리트가 가장 필요할 때 공급이 끊겼으니 현장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부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출하 차질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저장 능력 한계에 다다른 업체들을 중심으로 생산 중단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자동차 업계는 이날 공동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 5곳과 부품업계가 참여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파업의 신속한 종료 외에는 사실 뾰족한 수단이 없다”며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 타결을 호소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