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는 말꾼이 돼야 합니까, 일꾼이 돼야 합니까. 남이 써준 글이나 읽는 말꾼이 아니라 34년 간 나라살림 책임지며 성과로 보여준 김동연 같은 일꾼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는 31일 오후 경기 부천시 역곡남부역 사거리에서 흰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서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29일부터 2박 3일 간 경기도 31개 시·군을 모두 방문하는 ‘파란 31 대장정’을 소화하며 선거 막바지 지역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이날도 경기 평택을 시작으로 안성·오산·화성·부천 등 11개 시·군을 찾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3일 간 이동 거리만 1000km가 넘는다”며 “31개 시·군을 돌며 31개의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주요 유세 때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내며 34년 간 국정운영에 참여한 경험을 강조했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의 고액 연봉 논란을 겨냥해 전관예우를 거부하며 고위공직자 출신으로서 품위를 유지한 점도 내세웠다.
경쟁 후보인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향해선 “위선자, 거짓말쟁이, 특혜·특권층”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김은혜 후보의 16억 원 상당의 재산 축소 신고 논란을 정조준하며 “241억 원 되는 자기 재산도 제대로 관리 못했다면 어떻게 33조 원 넘는 경기도 예산을 관리할 지 걱정이다. 경쟁 후보로서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정치의 판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 공직자의 기본도 돼있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여당의 전폭지원을 받으면서 큰소리 치는 것이 정치의 민얼굴”이라며 김은혜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은혜 후보의 총공세에 가세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도민 참정권 행사에 커다란 위해를 가한 명백한 범죄”라며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수사에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김은혜 후보는) 당선돼도 무효가 될 선거에 연연하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길 바란다”고 했다.
부천·안산·화성=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