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세인트피터교회(상기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오픈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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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콥트정교회 교구는 지난 4월 7일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한 사제를 순교자로 추서했다. 이집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슬람 기관은 그 같은 공격을 비판했다.
알렉산드리아의 카르무즈(Karmouz) 지역 ‘성모 및 성 바오로 교회’ 아르사니우스 와디드(Arsanious Wadid·56)는 괴한이 휘두른 칼에 목이 3번 찔리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와디드 사제는 1995년 콥트정교회 전 수장이었던 쉐누다 3세에 의해 사제직에 임명됐다.
아라비아닷넷에 따르면, 당시 와디드 사제는 교회 청년들과 함께 길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라마단 선물을 나눠 주던 중이었다고 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노숙자 차림의 60세의 남성은 시민들에게 체포되어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제지를 당했다. 와디드 신부는 ‘무스타파 카멜 군사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
당국은 가해자를 심문한 이후, 그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이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공격한 가해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관계자들 역시 그의 범행 동기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흐람 온라인에 따르면, 법원 측은 “정신적 불안으로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가해자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그에게 건강 검진을 받게 했다.
검찰 측은 가해자 가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가해자가 제출한 혈액 샘플을 통해 그가 공격 중 마약의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했다.
한편 알렉산드리아 콥트정교회 교구는 와디드 사제를 순교자로 선언했다. 교회 대변인인 무사 이브라힘 대주교는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이와 같은 사건들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영국 콥트정교회 앙갈로스 대주교는 트위터에 “살인을 규탄한다.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공공장소에서 성직자 복장을 하고 있던 아르사니우스 와이드 신부가 표적이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용의자가 구금돼 있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통해 ‘개별 사건’으로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연관된 사건의 일부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무슬림이 다수인 이집트에서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