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은 성도와 기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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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보다 먼저 꽃을 만났습니다.”
지난 목요일 오후는 완연한 봄 날씨였습니다. 새벽부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오후 4시 이후로는 일정을 비워놨습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교회 새 가족 가운데 박시은 성도님이 계시는데, 죽전 카페거리에서 ‘Cielo(씨엘로)’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를 개업하니까, 여기저기 수많은 교회에서 전도를 하러 오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골수 타종교인입니다”라고 거절하며 카운터에 불경과 염주를 놔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누가 전도를 하러 오면 불경하고 염주를 내밀면서 “제발 내게 전도만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새에덴교회 전도단은 전도부터 하지 않고 와서 커피부터 마시더라는 것입니다. 그냥 차를 마시면서 이렇게 말을 하더래요. “요즘 같은 때 장사는 되세요? 인생의 힘든 문제 있으면 저희들이 도와드릴게요” 그러니까 마음의 문이 열어지더라는 것입니다.
▲30여 명을 전도한 카페 시엘로 박시은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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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관계를 설정한 후에 “사장님은 교회 안 다니시죠?”라고 묻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어느 교회인데요?”라고 되묻자 그제야 “새에덴교회입니다”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교회 오라는 소리는 한사코 안 하고 좋은 관계를 맺어갔습니다.
그러자 오히려 자기가 그동안 인간관계를 통해 상처받고 속상했던 것들을 교역자와 성도들에게 털어놓고, 상담 아닌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렇게 따뜻한 분들이 다니는 교회라면 나도 한 번 가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교회에 온 것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교회에 오니까 얼마나 어색하겠습니까? 찬양도 익숙하지 않고 설교도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담임목사가 설교 중에 하모니카로 ‘고향의 봄’을 연주하고 건전한 대중가요를 개사해서 설교와 매칭해서 부르는데,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자신의 인생이 돌아봐지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특별히 제 설교가 자신의 삶을 포근하게 에워싸고 둘러싸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도 나오고 새벽기도도 나오고 성경이 읽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기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일예배 시간에 영상 간증을 하였습니다. 저도 그 영상 간증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 분이 경영하는 카페를 꼭 한번 가보겠다”고 강단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박시은 성도님에게 개별적으로도 약속을 했습니다.
▲박시은 성도와 대화하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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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좀 바쁩니까?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산도 낮에는 거의 못 가고 야간 산행을 하지 않습니까? 이래저래 해서 못 가다가 한 해를 넘겨버렸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아예 교구 목사에게 “이번 주 목요일 오후 4시 이후로 가겠다”고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약속대로 제가 그곳에 가니까 벌써 우리 교인들이 와서 차를 마시고 있고, 제가 온다고 박시은 성도는 아예 손님을 안 받고 문을 잠그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렸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다른 손님도 와서 차도 마셔야지, 목사가 온다고 문을 닫아버리면 얼마나 상처받겠어요. 문 여세요.” 마주 앉아 있는 박시은 성도의 모습이 주일 간증영상에 비췄던 그 모습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분이 우리 교회에 나오는 한 명의 새가족 성도를 넘어서 영혼의 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분이 교회를 나온 이후로 30여 명을 전도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항상 프런트에다 우리 교회 주보와 교회 신문까지 놓아두고 오가는 사람마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너무 행복해졌어요. 새에덴교회를 다니면서 너무 마음이 평안해졌어요”라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민식 교구 목사가 제 옆에 앉아 그 이야기를 하니까, 진짜 그 여성도의 모습이 아름다운 영혼의 꽃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제가 교회에 돌아오니까, 오후 산행을 하기가 딱 좋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곳에서 느꼈던 필(feel)과 감동을 써놓지 않으면 글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오자마자 글을 썼습니다.
▲카페 시엘로에 비치한 교회 주보와 신문, 전도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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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진짜 한 영혼의 꽃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꽃잎에다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를 새겼습니다. 비록 석양을 바라보며 산행을 하진 못했지만, 봄보다 먼저 꽃을 만나고 싶어 그리한 것입니다. 그 영혼의 꽃잎에 쓴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를 온 성도들에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는 이렇게 전도가 되어 등록교인 5만여 성도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 중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현장예배가 견고하게 회복되어 가는 교회가 된 것이죠.
앞으로도 저는 어떤 상황이 와도 봄보다 먼저 꽃을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혼의 꽃들에게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를 써서 러브레터로 보내겠습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로 인해 상처받고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소통과 공감의 사랑으로 다가가서 영혼의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설교 중 ‘고향의 봄’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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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