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당신에게”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소강석 2022년 4월 첫째 주

▲바람부는 갈대밭에 서 있는 소강석 목사.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당신에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너만이 아니다 / 눈보라가 치고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날 허리가 부러지는 것도 너뿐 아니지 / 거센 눈보라와 칼바람에 마디마디가 꺾이고 찢겨질 때가 오면 / 나도 그때 상한 갈대가 되어 강바람에 쓰러지리니 /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그냥 서 있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닌가 / 너도 나도 살아 있기에 바람에 흔들리며 상한 갈대가 되는 거지.”

제가 한겨울에 갈대밭을 거닐며 쓴 ‘갈대 앞에서’라는 시입니다. 갈대가 되었건 억새가 되었건 푸르른 날 하늘을 향하여 칼을 갈기도 하고, 갈바람에 춤을 추기도 하고, 눈보라 속에서 허리가 꺾이고 백설에 자취를 감춘다 할지라도,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기만 합니다.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것들은 죽은 것입니다. 상처 받지 않는 것들도 죽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오미크론 확진자가 하루 60만이 넘는 숫자로 정점을 찍고 이제 조금씩 감소세로 간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20-30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여전히 코로나의 바람은 불고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한들 항체가 100% 형성된다는 보장도 없고, 또 항체가 형성이 되어도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뉴스를 접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여전히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잘 버텨왔던 사람들 가운데도 어느 날 갑자기 코가 맹맹하고 목이 아프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닐 거야. 절대로 코로나가 아닐 거야.”

그런데 여전히 코가 맹맹하고 목이 아프며 기침까지 해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보니까 두 줄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줄 중에 한 줄은 희미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건 코로나가 아닐 거야” 하면서 퀴블러 로스가 말한 ‘부정의 단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도 행여나 해서 병원에 가서 신속 항원 검사를 해보니 양성이 나와요.

그래서 다시 퀴블러 로스의 이론대로 ‘분노의 단계’로 들어갑니다. “아니 어떻게 내가 코로나에 걸릴 수 있어! 감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틈타다니! 하나님께서 불담과 불성곽으로 지켜주실 줄로 믿었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나를 안 지켜주실 수 있단 말인가!”

그 분노가 심하게 되면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수용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짧아야 하는데, 우울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해칩니다.





소강석 2022년 4월 첫째 주

▲무릎 꿇은 나무.

그래서 제가 코로나로 인하여 치료를 받거나 격리 중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마 12:20). 아니, 오히려 상한 갈대를 일으켜 주시고 꺼져가는 심지에 기름을 공급해 주시고 사랑과 희망의 불꽃을 타오르게 해 주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코로나에 안 걸리면 더 좋죠. 그러나 그 코로나 때문에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고, 현장 예배가 이렇게 소중하고 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 모든 것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지요.

또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지만 코로나의 바람에 겁이 나고 흔들리고 있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그분에게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죽어 쓰러진 나무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시들어 떨어져버린 꽃잎은 찬이슬이 내려도 떨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살아있으니까 겁이 나기도 하고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나무도 고난이 나이테를 만들어 주고 대나무도 겨울에 혹한의 바람이 마디를 만들어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특별히 로키산맥의 해발 4,500m 이상에서 혹한의 바람으로 무릎을 꿇는 나무를 가지고 최고의 바이올린을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코로나의 바람 때문에 우리의 육체가 더 강력하게 되고 생명력이 더 질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난의 바람 때문에 우리의 신앙이 더 강인해지고 그 어떠한 혹한의 바람과도 맞설 수 있는 전천후 신앙이 될 겁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격리되어 있는 분들, 그리고 그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당신을 하나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비록 당신이 상한 갈대와 같은 모습이고 꺼져가는 심지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다시 일으켜 세워주시고 불꽃처럼 타오르게 해주실 것입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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