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5년내 군사정찰위성 배치”… 6년만에 장거리로켓 발사 공언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년 안에 군사정찰위성을 다량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한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만큼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미사일 도발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2025년까지 최소 위성 5기 이상을 발사하면서 ICBM에도 쓰이는 장거리로켓 성능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북한의 도발 동향을 감지하고 대비태세 강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5개년 계획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군 정찰위성, 수중 및 지상 고체엔진 ICBM 개발 등을 목표로 내걸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정찰위성 관련해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 상에서의 미 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정보를 실시간 공화국무력 앞에 제공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또 “전쟁억제력을 향상시켜 전쟁대비능력을 완비하기 위한 급선무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2016년 ‘광명성호’ 이후 6년 만에 사실상 ICBM인 장거리로켓 발사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쏴 올릴 위성 대수는 장거리로켓의 규모와 추진체 성능에 좌우된다. 다탄두 ICBM 능력을 갖췄다면 한 번에 2대 이상의 위성도 발사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25년까지 최소 5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할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개발 징후가 잇달아 포착된 ICBM용 고체엔진을 활용할 개연성도 제기된다.

미 인태사령부는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7일 서해에서 IRS(정보, 감시, 정찰) 활동 강화와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망(BMD) 대비태세 강화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공개한 것. 북한이 대선 직후 도발에 나설 움직임을 포착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존 아퀼리노 인태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2022년 중 북한의 우주 활동이 재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도 “북한이 올해 1월부터 전례 없는 양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중 일부는 핵 능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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