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지난 2002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정몽준 후보의 노무현 후보 단일화 지지 철회를 언급하며 “오히려 심각한 역풍이 불 수가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단일화를 두고 “당연히 예상을 못 했다”며 “단일화에 대한 내용이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권력 나눠먹기로 비춰질 거냐 아니면 미래에 대한 국민적 선택으로 비춰질 거냐에 대한 판단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선택에는 명암이 있는 건데 대표적으로 2002년에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철회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지지층 결집 또는 중도층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적이 있다”며 “그래서 어떤 것이 더 유리하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 라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용과 민심의 향방을 봐야 된다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 그게 최선의 길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20년 전의 경험 때문인가”라며 정몽준 후보의 노무현 지지철회를 언급했다. 당시 민주당을 나가 정몽준 캠프에 합류해 정 후보를 설득하고 노무현 후보와의 여론조사 단일화를 성사시킨 장본인이었던 그는 정치계를 떠날 생각으로 노무현 지지 성명을 냈고 승리의 기적을 보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날 이후 제가 정치공학을 근본적으로 믿지않는 이유다. 정치공학의 시대는 20년 전에 이미 끝났다”라며 “윤·안 후보 두 분이 야밤에 합쳤으니 윤·안의 유난한 야합이라 해도 될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대위 메시지총괄 담당인 카피라이터 정철 씨도 페이스북에 “그날 그 밤 정몽준이 생각난다”며 “2002년 그 밤 그 뜨거운 몇 시간을 떠올려보라. 우리에겐 몇 시간이 아니라 무려 며칠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윤 후보와 안 후보는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