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Ⅱ 소송’ 법원 온 수험생들 “다신 수능 못 믿겠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출제 오류’ 논란과 관련한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이 8일 진행됐다.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시는 수능을 못 볼 정도로 (평가원에 대한) 신뢰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이날 수험생 등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결정처분 집행정지가처분 심문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오후 3시10분께 시작된 심문은 약 57여분만에 끝났고 신청인 30여명이 법정을 찾았다.

앞서 이들은 지난 2일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정답 결정 처분 취소 본안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는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수험생으로 이번 소송 신청인 중 한 명인 양명고등학교 신동욱(18) 군은 “20번 문항이 오류인 걸 몰랐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해 계속 계산하다 10분 넘는 시간을 한 문제에 투자했다”며 “평가원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너무나도 두터웠는데 신뢰성을 잃었다”고 토로했다.이어 “(수능에서) 2점이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제게 2점은 대학의 이름이 바뀔 수도 있다”며 “가고 싶은 학과를 못가게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신청인 소송대리인을 맡은 김정선 변호사(법률사무소 일원)는 “올해 평가원에서 수능교재로 발표했던 EBS 수능완성 생명과학Ⅱ 문제집에서도 똑같은 오류가 발견돼 EBS가 공식적으로 오류를 인정하고 문제를 수정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수능 기출과 연계 교재인 EBS 수능완성을 달달 외우다시피 한 학생들은 수능 시험 중에 이와같은 오류로 답이 없어서 문제를 풀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평가원 측 대리인단 외에도 평가원 측 관계자 6명이 출석했다. 대리인은 “여러 전문가와 학회의 의견을 받아 숙고해서 판단했다”며 정답을 고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나갔다.

평가원은 각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을 담은 성적표를 오는 10일 통지할 예정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과에 따라 통지 일정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동물 종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집단을 가려내 옳은 선지를 구하는 문제다. 출제오류를 지적하는 이들은 계산 과정에서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기 때문에 보기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항에는 156건의 이의가 제기됐으나 평가원은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교육과정 학업 성취 기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며 정답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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