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56% “신앙 교육 방법 몰라” 하지만… < 교회교육 < 교육 < 기사본문



자녀 신앙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할 부모들이 정작 그 방법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배움의 의지는 충분하다. 신앙교사로서 부모의 역량을 개발하는 데 교회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자체 조사를 통해 분석한 ‘한국교회 교육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교회교육 실태와 인식 △생애교육 실태 △교회학교 교육 실태 △가정 신앙 교육 등 다음세대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서 이뤄지는 교육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다만 기사에서는 조사 결과 중 자녀 신앙 교육 실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먼저 이번 조사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은 모두 ‘청소년기’를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이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교회교육의 기초이자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를 통해 청소년들은 실제 삶에서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변화 다짐’ ‘반성 및 성찰’ ‘위로와 용기’ ‘믿음 태도 변화’ ‘생활에서 실천 노력’ 등 5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경험을 묻자 10명 중 2~3명 만이 예배를 통한 삶의 변화를 고백했다. 동일한 질문에 대한 성인 결과보다 모든 항목에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실제 청소년들의 신앙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어른이 된 후에도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더니 ‘계속 다닐 것 같다’라는 응답이 64%로 나타났고, 16%는 ‘그만 다닐 것 같다’라고 응답했다. 부모 모두 기독교인인 학생 중에는 68%가 계속 다닐 의사를 표했지만, 모두 비기독교인인 경우는 두 명 중 한 명(53%)만이 그렇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신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목회자 대다수(92%)가 ‘가정과 교회가 연계하는 방식’을 선호했지만, 성도는 60%만이 여기에 동의했고 여전히 상당수가 교회 위주의 교육을 원하고 있었다. 성도들의 이러한 인식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가정과 연결해 신앙 교육을 하기보다 주일학교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해오면서 여기에 익숙한 까닭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체 부모의 43%만이 자녀에 대한 신앙 교육 방법을 알고 있었고 ‘잘 알고 있다’라는 응답은 2%에 불과했는데, 교회에서 3곳 중 1곳(32%)만이 부모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다. 다만 고무적인 부분은 만일 교회에서 자녀의 신앙을 위한 부모 교육을 실시한다면, 참여할 의향에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 대부분(87%)이 ‘있다’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자녀 신앙 교육의 방법을 몰랐을 뿐, 의지가 없는 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의 우선 주제로 ‘자녀와의 대화법’(44%)에 가장 높은 반응을 보였고, 이어 ‘부모 역할 교육’(36%), ‘자녀와 함께 하는 신앙 프로그램’ ‘자녀를 위한 기도’(이상 32%), ‘자녀의 연령에 따른 발달 이해’(24%) 순이었다. 물론 목회자의 경우 ‘부모 역할 교육’에 대한 응답(60%)이 압도적으로 나타나 선택 비율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성도와 목회자 모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원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목데연 측은 이번 조사 결과 “부모의 교육 욕구를 교회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드러났다. 교회 안에서만 이뤄지던 다음세대 신앙 교육의 영역을 가정으로 확대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자녀 신앙의 절대적인 영향자는 교사가 아닌 부모이다. 교회와 가정이 서로 협력해 자녀를 교육하는 한국교회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기독교인 남녀 1000명(기독교인 조사)과 담임목사 506명(담임목사 조사), 교회 출석 중인 중·고등학생 500명(청소년 조사)을 대상으로 별도 기간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조사개요 및 결과는 목데연이 12월 10일 발표한 주간리포트 ‘넘버즈’ 266호(12월 둘째 주)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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