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으로 권위 표현하는 전통 관점에 반기
복장으로 권위 표현하는 전통 관점에 반기
‘종교개혁 정신’에 비춰 ‘목사 가운’ 논쟁도
목회자들의 ‘주일 정장 착용’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구독자 중 목회자 1,064명(설문 참여자)을 대상으로 “목사(부목사 포함)가 주일 정장(양복 등)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정장을 입어야 한다”가 47%, “정장이 아니더라도 단정하면 괜찮다”가 53%로, 꼭 정장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목회자가 예배 시 정장을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종종 제기돼 왔다. 예배자의 복장이 신뢰에 미치는 영향, 복장 규범에 대한 전통적 가치, 시대 변화의 문화적 수용성 등이 고려사항이었다.
과거에는 목회자의 정장 착용이 예배의 품격과 성도의 신뢰를 높인다고 여겨졌으며, 일부 보수적 교회에서는 정장을 목회자의 권위와 성실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봤다.
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복장을 통해 권위를 표현해야 한다는 전통적 관점에 반대했으며, 단정하고 상황에 맞다면 정장이 아니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 교회에서는 복장 규범을 엄격히 지키기보다 성도들과 소통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향도 발견된다.
오히려 예배 시 목회자가 ‘목사 가운’을 착용해야 하느냐는 논쟁도 있다.
이승구 합신대 석좌교수는 “종교개혁 당시 예배를 주관하는 이들이 성도들과 다른 독특한 복장을 착용해 온 과정에는 결국 신약적 예배를 구약의 제사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의식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었다”며 “교회를 성경적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이들은 사제복 폐지를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목사의 죄를 가린다는 뜻으로 가운을 착용하는 것은 그 복색에 예전적 의미를 넣는 것이 되며, 목사와 다른 성도들을 구별하는 뜻으로 가운을 입는다는 것은 종교개혁의 기본적 구호 중 하나인 ‘믿는 모든 성도의 제사장 됨’을 반(反)하는 것이 된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교단에서는 가운과 스톨(어깨 띠) 등을 단순한 권위의 상징이 아닌,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는 표현이자 성직자의 사역과 소명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