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기독교인들,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 직면” : 국제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국제기독연대 제프 킹 회장 경고


▲알레포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들의 모습. ⓒBBC 보도화면 캡쳐

▲알레포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들의 모습. ⓒBBC 보도화면 캡쳐


인권단체들이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주의자가 이끄는 반군의 통제 속에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수년간 내전으로 크게 줄어든 시리아 알레포의 소수 기독교인들은 이제 위협과 제한이 확대될까 두려워한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미국과 영국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ay’at Tahrir al-Sham, 이하 HTS)이 이끄는 이슬람 반군은 최근 알레포를 점령한 후 7일(이하 현지시각) 늦은 밤 홈스와 다마스쿠스를 점령해 시리아 정부군을 무너뜨렸다.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대통령은 사임하고 이날 밤 러시아로 출국했다.

HTS가 알레포를 점령한 이후, 많은 기독교인들이 도망갔고 신앙과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작지만 견고한 집단이 남았다.

국제기독연대(ICC) 제프 킹(Jeff King) 회장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이 공동체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거의 2천 년 가까이 된 뿌리를 가진 기독교인들은 이제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가톨릭뉴스에이전시(CNA)는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로 빵 부족이 심화되고 여러 지역에서는 식수가 여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무장단체가 오후 5시부터 오전 5시까지 부과한 통금 시간은 일상생활을 더욱 제한해 기독교인을 포함한 많은 주민들에게 취약함을 느끼게 한다. 일부 지역에서 무료 빵과 물을 나눠 주는 소형 밴은 제한적인 구제책이다. 

CNA에 따르면, 다마스쿠스와 알레포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 역시 주민들은 혼잡하고 위험한 대체 경로만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리아 아르메니아인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고립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중에는 도시에서 대피하다 저격수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기독교 의사인 아르완트 아슬라니안(Arwant Arslanian) 박사도 포함됐다. 젊은 기독교인을 태운 버스도 알레포 도로에 갇혔고, 이후 시리아정교회대교구에 대피했다.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도시에 남아 지역사회에 영적 지도와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시리아정교회 모르 부트로스 카시스(Mor Boutros Kassis) 대주교와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며 기도와 예배를 드렸다. 그는 “기독교인 주민들이 현실을 자각하고 용기를 가지고 믿음으로 직면하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틴교회를 대표하는 프란치스코회 바흐자트 카라카치(Bahjat Karakach) 신부는 “교회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지 못한다. 알레포에 머물지 혹은 떠날지 결정하는 것은 개인과 가족에게 달려 있다”며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 우리 신부들은 머물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카에다의 분파인 이슬람주의 세력은 기독교인을 포함한 민간인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HTS 지도자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Abu Mohammed al-Jolani)는 알레포의 성채를 방문해 “알레포는 항상 문명과 문화의 만남의 장소였으며, 오랜 문화적·종교적 다양성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레포의 기독교인 약 3만 명 사이에서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다. 이는 2011년 시리아 갈등이 시작되기 전보다 수십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단체인 국제기독교연대(CSI)는 HTS가 제공한 보장에 대해 “HTS의 이념과 역사는 알레포의 종교적 소수자들이 그들의 약속을 의심할 만한 심각한 이유를 제공한다”며 “HTS는 시리아 전역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공격과 납치를 자주 저질렀으며, 반복적으로 살해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했다”고 했다. 

CSI는 “HTS를 움직이는 살라피스트 세계관에서 기독교인은 파괴돼야 할 이단자(알라위파와 드루즈파와 같은)가 아니라 ‘성서의 사람들’, 즉 예언자 무함마드가 오기 전에 계시된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이슬람이 통치하는 땅에서 그들은 디미(dhimmis)가 되어야 한다. 디미는 법적 예속 상태에 있고 지즈야(jizya)라는 추가 세금을 내는 보호받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HTS는 이들리브의 기독교인을 무스타민(musta’min) 또는 ‘임시 거주자’라 부르며 디미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HTS가 언제까지 이 구별을 유지할 것인가?”라고 했다. 

알모니터(AL Monitor)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가톨릭교회의 부트로스 마라야티( Boutros Marayati) 대주교는 미사에서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로부터 확신을 받았다. 정상적으로 계속 살아가라. 그러면 모든 것이 예전과 같을 것이고, 더 나아질 것”이라며 예배자들을 안심시켰다.

CP는 “알레포의 기독교 공동체는 역사적으로 시리아 정부와 동맹을 맺어 왔으며, 알라위테 소수민족에 속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행정부는 소수민족의 보호자로 자처했다”고 전했다.

이어 “반군의 점령은 극적인 변화를 나타내며,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의 일부를 통치하는 이전 박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IS는 2019년에 패배하기 전까지 체계적으로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아 교회를 파괴하고 대량 납치에 가담했다”고 했다.

Read Previous

국방부 “현재 군통수권은 법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Read Next

트럼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계기로 젤렌스키와 회동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