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석연찮은 규정 개정

퇴직 후 방산업체서 알선대가 받은 혐의도

경찰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직권남용 및 변호사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6일 왕 전 청장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왕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인 지난 2020년 KDDX사업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직전 내부 규정을 바꿔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KDDX 사업자로 선정돼 왕 전 청장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현대중공업이 왕 전 청장에게 특혜를 제공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규정 개정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이익을 본 건 맞지만 왕 전 청장과 현대중공업 간의 커넥션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규정 개정 절차상 경위를 파악하다 보니 왕 전 청장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왕 전 청장은 또 2020년 12월 방사청장 퇴직 후 최근까지 방산 관련 업체로부터 알선 대가로 2억원 가량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도 받는다. 특정 회사로부터 고문료 형태로 약 1억2000만원, 비상장 주식으로 8000만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9월 왕 전 청장에게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한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이에 경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지난달 왕 전 청장을 구속한 뒤 보강 수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