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고교, ‘비기독인 차별 우려’로 ‘헨델의 메시아’ 공연 취소 : 국제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할로윈 퍼포먼스는 되고, 기독교 노래는 안 되나?”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루터교회.  ⓒ위키피디아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루터교회. ⓒ위키피디아


핀란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독교 관련 내용 때문에 헨델의 메시아 공연을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핀란드 남부 우시마의 한 고등학교는 “비기독교인에 대한 차별” 우려로 11월 초 계획됐던 헨델의 ‘메시아’ 공연을 이틀 전에 취소했다.

당초 핀란드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헬싱키 실내 합창단이 학교에서 오라토리아 합동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측이 논란을 우려해 사전 검열을 한 것이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사무국장 라우라 카얀데르(Laura Kajander)는 이에 대해 “합창단과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취소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공연이 취소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핀란드 남부에 위치한 헤멘린나(Hämeenlinna)의 한 초등학교에서 공연 중 한 어린이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노래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이는 소송 끝에 “비기독교인 어린이들이 종교나 신념을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가 차별금지 및 평등위원회는 해당 학교가 비기독교 학생들에게 1,500유로(약 220만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헤멘린나 교육복지위원회는 지난 11월 19일 표결을 통해 6대 5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된 공연은 해당 학교에서 열린, 신앙과 관련된 세 차례의 콘서트 중 첫 번째였다. 2022년에 열린 첫 공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죽음, 대속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이 콘서트를 관람한 학생 중 적어도 한 명은 비종교인이었으며, 핀란드 언론 헬싱긴 사노마트(Helsingin Sanomat)는 “콘서트의 종교적 내용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공연 후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과 2023년에 열린 두 번째와 세 번째 공연 역시 종교적 성격을 띤 것으로 평가됐지만, 차별로 지적된 것은 첫 번째 공연뿐이었다. 두 번째 공연에서는 보상을 요구한 학생의 불만을 수용해 찬송가 한 곡이 삭제됐으며, 세 번째 공연에서는 지역교회 합창단 무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헬싱긴 사노마트는 합창단의 공연에 대해 “위원회는 교육기관이 평등 증진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합창단 공연이 교회와 공동으로 조직됐음을 학교 측이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헤멘린나 교육국장 안티 카리마(Antti Karrimaa)는 해당 콘서트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매우 민감한 문제를 건드렸다”며 “학교 교육에서 이런 종교 문제는 정기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현명한 행동 방침인지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한 헤멘린나 교육복지위원회의 표결은 핀란드 정당의 입장 차이를 반영했다. 보상금 지급에 찬성한 의원들은 사회민주당, 녹색당, 중도당, 반대한 의원들은 핀란드당, 국민연합당, 기독민주당 소속이었다.

위원회의 파시 혼카넨(Pasi Honkanen) 의원은 핀란드 언론 수오멘 우티셋(Suomen Uutiset)과의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에 대해 안도감을 표했다.

혼카넨은 “이 사안은 오늘날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가 차별금지 및 평등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에 불과하며, 구속력이 없다. 위원회가 입학 권리를 행사할 기회가 있을 때 이를 활용하고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보상이 허용될 경우, 교사와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슈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에 따르면, 핀란드 인구의 약 80%가 기독교인이다. 17.1%는 비종교인, 1.9%는 무슬림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국회의원이자 전 장관인 페이비 래세넨(Päivi Räsänen)은 보상 청구와 공연 취소가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래세낸 의원은 10월 31일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종교인 어린이가 기독교 노래를 우연히 들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며 1,500 유로 보상금을 요구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반면 학교에서는 마녀와 좀비 캐릭터로 할로윈을 축하한다. 예수님에 대한 노래가 어떻게 그렇게 위험하게 여겨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녀는 기독교 신앙과 결혼에 대한 성경적 견해를 표현했다가 “혐오 발언” 혐의로 세 번째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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