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장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서
재판관 후임 추천 않는 국회 비판
정청래 “국회 책임 없는 건 아냐”
헌법재판소 측이 국회가 헌재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아 ‘6인 재판관 체제’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헌재가 일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국회를 비판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서 김형두 재판관은 “지난달 재판관 3명이 퇴임하고 거의 한 달째 재판관 전체가 모여서 하는 결정을 못 하고 있다”며 “국회가 재판관 후임 추천을 하지 않아서인데, 국회의 뜻은 헌재가 일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국회 내부에서 논쟁하는 사정이 있다면 헌재나 방통위 같은 국가기관들은 역할을 하지 말고 그냥 기다리는 게 옳으냐”고 했다. 소추위원으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국회가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최민희 방통위원을 임명했다면 지금 벌어지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는 지난달 퇴임한 이종석 전 헌재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의 후임자를 선출하지 않고 있다. 국회 몫 3인의 추천권 배분을 놓고 여야가 다투면서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은 것. 이에 헌재는 재판관 7명을 채워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하고 ‘6인 체제’로 각종 사건을 심리 중이다.
이날 변론기일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국회는 방통위원 3명을 추천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데, 왜 추천하지 않는가”라고 정 위원장에게 물었다. 국회 측 변호인이 “여야 협의 과정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답하자 문 권한대행은 “합의가 안 되면 국회는 아무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방통위원 5명을 구성해야 하는데 2명 체제하에 의결한 것이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국회는 왜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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